학업 성적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를 올해부터 대학리그 경기에 뛸 수 없도록 하는 조치에 대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93개 대학이 모인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에 따르면 올해부터는 운동부 학생이 직전 두 학기 평균 학점을 C제로 이상 취득하지 못하면 대회 출전이 금지된다. KUSF가 주최ㆍ주관 또는 승인하는 축구와 배구, 농구, 핸드볼 등 4개 종목 U리그가 여기에 해당한다.
‘C제로룰’이라 불리는 이 규정은 공부하는 운동선수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2015년 만들어졌다. 최근 정유라 사태 같은 체육특기자 특혜를 막으려는 목적도 있다. KUSF 측은 “2년의 유예기간을 줬다. 그 동안 학교 운동부와 지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공문을 보냈고, 교육도 했으니 시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나머지 3종목을 제외한 축구는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오는 24일 개막하는 축구 U리그 규정에는 ‘대회는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고 돼있다. KUSF는 연관이 없다. 반면 KUSF는 U리그 예산이 문체부에서 KUSF를 통해 지급된다는 점을 근거로 승인 대회라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애매한 부분은 또 있다.
U리그에 참가하는 85개교 중 KUSF 소속 대학은 51개일 뿐 34개교는 회원이 아니라 강제 적용이 힘들다.
이에 KUSF는 이 제도를 U리그 규정에 아예 포함시켜 달라고 축구협회에 요청했지만 협회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배성언 축구협회 경기운영 팀장은 7일 “다른 종목은 2년 유예기간을 줬는지 모르지만 해당 사안에 대해 KUSF가 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낸 시점은 작년 11월이 처음이다”라며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만들자는 취지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학점 문제는 협회가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또 KUSF 소속이 아닌 대학도 있는데 이를 U리그 규정으로 못 박을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4학년 선수들은 올해 대회에 못 나가면 프로 입단 등의 길이 막혀 선수 인생에 치명타를 입는다. 보완장치를 마련해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4개 종목에 등록된 1,402명의 대학 선수 중 102명이 ‘C제로룰’에 걸려 올해 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데 이 중 축구가 70% 이상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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