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변방 이스라엘이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초반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면서 A조 예상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에 덜미를 잡힌 한국의 2라운드 진출 ‘경우의 수’는 더욱 복잡해졌다.
이스라엘은 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만과의 1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포함해 장단 20안타를 몰아쳐 15-7로 승리, 전날 한국전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거두고, 조 1위로 치고 나갔다. 1패를 안고 있는 한국으로선 네 팀이 물고 물리는 혼전을 벌여야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데 복병 이스라엘이 2승을 올리면서 2라운드 진출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아직 한 경기도 치르지 않은 네덜란드가 A조 1위 후보로 꼽히는 강호이기 때문이다.
WBC 사무국이 발표한 이번 대회 규정에 따르면 예선 1, 2라운드에서 3개 팀이 2승1패를 기록하면, 3개 팀 맞대결에서 이닝당 최소실점을 한 팀이 1위에 오른다. 이닝당 최소실점까지 같으면 최소 평균자책점, 최고 타율 순으로 1위 팀을 정한다. 나머지 2팀은 단판 승부로 2위를 정한다. 1개 팀이 3승을 거두고 3팀이 1승 2패를 기록하면, 3팀의 맞대결에서 이닝당 최다실점을 한 팀이 4위로 밀린다. 이 부문에서도 동률이 나오면 평균자책점이 높은 팀, 최저 타율을 기록한 팀이 4위가 된다. 다른 2팀은 단판 승부를 펼쳐 승자가 2위로 다음 라운드 진출권을 손에 넣는다.
이스라엘은 이번 대회 참가 16개국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낮은 41위로 외신들은 전날 한국전 승리를 ‘기적’으로 표현했다. 한국과 야간경기에서 4시간11분 동안 연장 10회 혈투를 치르자마자 이날 낮 경기를 강행해야 하는 불리한 일정 속에서도 오히려 그 기세를 몰아 뜨겁게 폭발했다. 1회초 시작하자마자 톱타자 샘 펄드의 우전안타를 신호탄으로 네 타자 연속 안타를 때리는 등 1회에만 6안타를 몰아쳐 대거 4득점했다.
이스라엘의 포수 라이언 라반웨이(오클랜드)는 4-0으로 앞선 3회초 1사 1루에서 상대 좌완 천관위의 시속 142㎞ 직구를 받아쳐 중앙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려 대회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스라엘은 6-3으로 쫓긴 7회초 공격에서 대거 5점을 보태며 승부를 결정지었고, 9회초에도 네이트 프리먼(보스턴)의 3점홈런이 터지며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투수 코리 베이커(세인트루이스)가 4⅔이닝 동안 사4구 없이 3피안타 3탈삼진을 기록하며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이스라엘은 하루 쉰 뒤 9일 낮 12시 같은 장소에서 네덜란드와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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