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전국으로 확산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를 족제비에 인위적으로 감염시켜 실험한 결과, 사람에게 감염될 위험이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보건당국은 국내 가금류(닭ㆍ오리 등 조류에 속하는 가축)에서 분리한 H5N6형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족제비가 기관지나 폐 등 각종 장기에서 감염 양상이 매우 약했고, 급격한 체온 변화나 체중 감소, 콧물이나 재채기 등 전형적인 호흡기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족제비는 바이러스 감염에 필요한 세포의 수용체 분포가 사람의 호흡기와 유사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 기침, 콧물 등 사람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바이러스의 인체감염 위험도를 평가할 때 많이 사용된다.
이번 실험에서 공기를 통해서는 물론, 직접 접촉에 의해서도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는 것도 확인됐다. 이는 유전자 특성을 분석해 인체감염 위험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예측한 결과와 일치한다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일부 가금류와 야생조류 분변에서 확인된 H5N8형, H7N9형 바이러스 역시 인체감염 위험성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서는 H5N6형 AI 바이러스의 인체감염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고, H7N9형은 2013년 이후 5번째 유행으로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하기 때문에 AI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와 인체감염 위험성 증가 여부를 계속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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