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환수 대책 시행 후
총 642만명 1조 2450억 찾아가
금융사 평가에 환급 성과 반영
퇴직자 A(79)씨는 최근 뜻밖에 노후자금이 생겼다.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주식 1만주(2억5,000만원 상당)를 찾아가라는 안내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20년 전 지인의 권유로 샀던 벤처기업 주식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터였다. 당시 한 주당 500원이었던 주식은 최근 2만5,000원으로 50배나 뛰었다. A씨는 “당시 주식을 매입했었는지 잊고 살았는데, 이렇게 거액을 돌려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2015년 6월부터 추진한 ‘휴면금융재산 환수 종합대책’ 이후 현재까지 총 1조2,450억원이 주인을 찾았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그간 총 642만명의 금융소비자가 은행, 보험, 증권계좌 등에 잠자고 있던 자신의 돈을 찾아갔다. 환급 내역을 보면 휴면보험금이 1조154억원(81.5%)으로 가장 많았고, 미수령주식ㆍ배당금 1,081억원(8.7%), 휴면성 신탁 580억원(4.7%), 휴면성 증권 547억원(4.4%), 휴면예금 88억원(0.7%) 순이었다.
휴면금융재산은 ▦보험계약 만기 후 2년이 경과된 해약환급금(휴면보험금) ▦은행의 요구불ㆍ저축성예금 중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지난 이후 찾아가지 않은 예금(휴면예금) ▦6개월간 매매ㆍ입출금이 없는 증권계좌 중 잔고통지 반송계좌(휴면성 증권계좌) ▦주식을 실물 인출한 후 증자ㆍ배당으로 발생한 주식 및 배당금을 찾아가지 않는 주식(미수령 주식ㆍ배당금) 등을 말한다.
그간 정부의 환급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로 발생했거나 여전히 쌓여있는 휴면금융재산은 1조3,911억원에 이른다. 역시 휴면보험금(7,957억원ㆍ57.2%)이 가장 많고, 휴면성 신탁(2,363억원), 휴면예금(1,848억원), 휴면성 증권(1,168억원), 미수령주식(575억원) 등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는 잔액 100만원이 넘는 휴면계좌도 22만개에 달한다.
금감원은 휴면금융재산을 더 줄이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금융사들이 행정자치부로부터 제공받은 최근 주소정보를 이용해 고객에게 휴면금융재산을 안내하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환급절차 안내 강화 등 금융사의 노력을 소비자보호실태평가 항목에 반영하기로 했다. 인터넷 사용이 불편한 노년층 등을 위해 은행 영업점에서 모든 은행의 휴면예금(신탁 포함)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올해 안에 법인명의 휴면보험금도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 에서 조회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신규 휴면계좌 발생을 줄이기 위해 만기보험금 수령에 대한 안내수단을 늘리고, 만기가 된 보험금이 자동으로 계좌에 지급되는 보험금 지급계좌 사전등록제도에 대한 안내도 강화한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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