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을 맞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회장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년간 주요 성과와 향후 중점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을 기치로 내걸고 ‘100대 혁신과제’를 추진해 왔다. 그는 우선 조직의 거품을 빼기 위해 미국 중국 일본 등 중앙회 해외 사무소를 폐쇄하고, 남해화학ㆍ농협홍삼 등 계열사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했다. 또 농가 재해 및 가축질병 피해 보전을 위해 강풍ㆍ호우(1,300억원), 태풍 차바(600억원) 피해 등에 재해자금을 지원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차단을 위해서도 농가와 조합에 893억원을 썼다.
김 회장은 나아가 2020년까지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위해 조직의 모든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현재 3,722만원(2015년 기준)인 소득을 5,000만원으로 올려 농가 생계와 농촌 산업 기반을 튼실히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농업생산성 향상 ▦농가수취가격 제고 ▦농업경영비 절감 ▦농식품 부가가치 제고 ▦농외 소득원 발굴 ▦농가소득 간접지원 등 총 75건의 과제를 추진한다.
지난해 유례 없는 쌀값 폭락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쌀 산업에 대해서는 농협의 역할을 적극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수확기 벼 매입비중을 41%(2015년 기준)에서 2020년 47%까지 늘리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농협-오리온 합작법인을 통해 쌀 과자류 및 쌀가루 제품을 개발, 밀가루 소비 수요도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축 질병 방역 대책도 강화한다. 오는 4월까지 농협 자체 방역 행동지침(SOP)를 제정하고, 구제역 백신의 재고와 접종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개발한다. 특히 농협 소속 수의사와 컨설턴트 등 방역전문인력풀 1,000여명과 비상방역인력 5,000여명을 육성해 가축 질병에 상시 대응한다. 김 회장은 “전염병은 사후 대응이 아닌 예방 방역이 중요하다”며 “AI, 구제역이 주로 겨울에 발생하는 만큼 매년 9월부터 선제적으로 방역활동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생산ㆍ가공ㆍ유통ㆍ관광 등을 융합한 6차산업 육성을 위해 ▦수요자 중심의 교육 ▦신종 사업 발굴ㆍ추진 ▦맞춤형 자금지원 ▦온ㆍ오프라인 판로 지원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농민들의 고령화로 인한 퇴행성관절염 등 ‘농부병’ 해결을 위해 농협의 자체 의료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김 회장은 “은퇴한 국민들 중 70%가 농촌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고 있지만 외국 농산물에 대한 저항은 점점 옅어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며 “앞으로 5,000만 국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농협을 만들어 농촌과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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