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까만 삼계탕 드셔보셨나요?”
“처음엔 새까만 삼계탕이라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도 많아요. 한번 맛보고 나면 단골이 되지요.”
대구 달성군 비슬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일월정’(전주연ㆍ56)은 새까만 삼계탕으로 유명하다. 전 대표가 음식 경력 30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독자 개발한 ‘흑마늘을 이용한 삼계탕’, 일명 독계탕이다. 2011년 3월에 특허 등록을 마쳤다.
독계탕은 삼계탕의 핵심인 인삼을 빼고 흑마늘을 넣어 만든 음식이다. 국내산 토종 육쪽마늘로 만든 흑마늘과, 육종용, 천궁, 황기, 구지뽕, 구기자, 엄나무, 대추를 소뼈, 닭뼈와 함께 가마솥에 3시간 가량 달인다. 다시 가마솥에 토종촌닭을 1시간 삶아 건져 살코기를 잘게 찢어 내고 완성된 육수를 뚝배기에 담고 찹쌀, 무 껍데기, 흑인자 등을 넣고 끓인다.
전 대표의 음식 솜씨는 어머니에게 대물림된 실력이다. 친정어머니가 종갓집 맏며느리였다. 어머니에게 음식을 배워 어려서부터 솜씨가 남다르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식당을 운영한지는 33년, 독계탕을 내놓기 전에는 전통 한정식 집을 운영했다. 이때도 직접 재배한 각종 양념을 썼다. 거기에 전 대표의 손맛이 더해져 입소문이 났고 2011년에는 달성군 맛 집에 지정되기도 했다.
흑마늘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계기는 경제적인 어려움이었다. 가까운 사람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그 여파가 전 대표의 식당에까지 미쳤다.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었다. 식당 매출도 고만고만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생각으로 평소 염두에 두고 있는 ‘전혀 새로운 메뉴’ 개발에 들어갔다.
독계탕 개발을 끝낸 후 손님들에게 “대한민국 대표 건강 음식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는다. 건강식답게 중장년층이 많이 찾는다. 주문도 꾸준히 늘고 있다. 개중에는 환자가 적지 않다. 전라도에 산다는 모 암 환자는 “다른 음식은 목구멍에서 턱턱 걸리는데 독계탕은 소화가 된다”면서 “좋은 음식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해왔다. 전 대표는 “흑마늘의 효능 같다”고 말했다.
“흑마늘이 일반 마늘과 비교해도 흡수율이 2배나 높고 폴리페놀 함량도 10배로 늘어나기 때문에 아픈 분들이 많이 찾는 것 같아요.”
단체 손님도 늘었다. 대구테크노폴리스단지에 입주한 업체 등에서 많이 찾는다. 포장 판매도 점차 늘고 있다. 500g, 1Kg 제품을 각각 5천 원과 1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전국에서 주문이 오고 있다.
맛과 영양을 더욱 강화해나갈 생각이다. 2층에 연구실을 두고 본격적으로 흑마늘 분말 가루에 야채 등을 가미해 유아용 이유식, 편의점 도시락 등으로 개발 중이다. 2018년부터 한정식을 모두 정리하고 ‘독계탕’ 프랜차이즈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엄선된 재료들을 찾아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가장 큰 행복”이라며 “특허 받은 독계탕의 맛을 대대로 전해 대한민국 대표 음식 중의 하나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윤창식기자 csy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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