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시가총액의 31.8% 차지…국내채권에도 지난달 5조원 넘게 투자

지난달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주식보유고가 역대 최대치인 503조원대를 기록했다. 상장채권에 투자한 규모도 2009년 이후 최대인 5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원화 강세 영향에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릴 정도로 저평가된 한국 시장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의 시가총액은 503조4,000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체 시가총액의 31.8%를 차지한다. 앞서 외국인 시총 최대치는 1월의 500조원이었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이후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1월 1조7,860억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지난달에도 6,580억원을 순매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인은 주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순매수 상위국은 미국(2조1,000억원), 케이만제도(2,590억원), 룩셈부르크(2,840억원) 순이었다. 순매도 상위국은 사우디(-1조210억원), 싱가포르(-6,950억원), 영국(-3,670억원)이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우리나라 채권에 5조1,860억원을 순투자했다. 이는 2009년 이후 역대 최대 금액이다. 작년 8월 이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올해 들어 순투자로 돌아서면서 두 달째 우리나라 채권을 사들였다. 금감원은 환율 및 만기상환 규모 감소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채권보유고는 96조1,000억원으로 작년 6월 수준을 회복했다. 전체 상장채권 대비 외국인 비중은 작년말 5.6%에서 지난달 5.9%로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2조1,000억원, 유럽이 1조1,000억원, 미주가 5,000억원을 사들여 순투자 흐름을 주도했다. 종류별로는 주로 국채(3조원), 통안채(2조1,000억원)에 투자가 집중됐다. 1년 미만 단기 채권부터 5년 이상 장기 채권까지 만기별로 고루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