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기정사실화… “정당에 들어가지 않을 것”
제3지대서 머물며 개헌파 규합에 주력할 듯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7일 “20대 국회가 1년이 거의 다 돼 가고 모든 당이 개혁입법을 외치면서 하나도 진척이 안 되는 게 현실”이라며 “국회의원 직 자체가 아무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고 탈당을 기정사실화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 4ㆍ13 총선을 하면서 국민들에게 여러분이 많은 의석을 주면 제도적으로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수행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얘기를 했다”며 “여소야대 국회 속에서 다들 개혁을 외치고 있기 때문에 개혁입법이 순조로워야 정상인데 그게 안 되는 상황에서 나는 의무를 가질 수 없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20대 국회에서 김 전 대표가 주장했던 개헌과 경제민주화 등에 대한 진척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실망했다는 설명이다. 김 전 대표는 조만간 탈당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향후 행보에 대해선 “국민이 반으로 나눠져 있는 상황에서 그 문제가 앞으로 우리 사회 발전의 장애 요인이 될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잘 소화해서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느냐가 큰 과제인데,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탈당 후 직접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그건 두고 봐야 알 일이고 여기서 얘기할 수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 다른 정당들의 영입 제안에 따른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으로 들어가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분간 특정 정당을 선택하기 보다 제3지대에서 개헌ㆍ경제민주화 등을 고리로 뜻을 같이 하는 세력을 규합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이날 개헌파인 국민의당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의 조찬회동과 관련해선 “(손 전 대표가) 아침 식사하자고 해서 만난 거지 특별한 사연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대표는 민주당의 경선주자에 힘을 실어주지 않고 탈당을 결행하는 배경에 대해선 “당내 대선구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다 알지 않느냐”며 “경선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룰이 공평하게 적용될 수 있느냐를 전제로 해야 하는데 형평성이 보장돼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 동안 갈등을 겪었던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동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그건 나와 관계가 없다”며 “혼자 왔다가 혼자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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