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준 총재. /수원=임민환기자
[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삼성화재의 경기가 열린 지난 달 26일 수원실내체육관. 일요일을 맞아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구자준(67)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도 현장에서 경기를 관전하고 있었다.
2012년 11월 구자준 총재 취임 후 프로배구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TV 중계 시청률은 프로농구를 넘어섰고, 타이틀 스폰서 및 중계권사와의 안정적인 계약 유지로 수익과 운영에 탄력이 더해졌다. 이날 경기 1세트가 끝난 뒤 구장 내 사무실에서 구 총재를 만났다.
▲ 구자준 총재 프로필
-일요일인데도 경기장을 직접 찾으셨습니다. 경기장에는 얼마나 자주 나오십니까.
"일정이 빡빡하더라도 모든 연고지를 시즌에 한 번 이상은 방문하려고 합니다. 배구를 관람하며 현장 운영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구단 관계자들과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총재 취임 전에도 배구와 인연이 있으셨는지요.
"저희가 어렸을 때만 해도 학교 체육이나 레크리에이션으로 배구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배구 명문인 한양대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배구를 접했고, LG화재, LIG손해보험 구단주를 역임하면서 배구와 인연이 닿았습니다. 제가 스포츠를 무척 좋아합니다. 미국 대학 시절에는 탁구 선수를 했고, 산악과 테니스, 골프도 즐깁니다."
-최근 프로배구가 큰 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자평을 하신다면.
"프로배구가 태동한지 13번째 시즌이 됐습니다. 그동안 각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와 전력 평준화를 위한 제도 정비를 꾸준히 해왔고, 승부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경기를 지향해 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고정된 시간과 방송채널에서 중계방송을 하게 됨으로써 경기장을 찾아주신 관중뿐 아니라 안방 시청자들에게도 쉽게 배구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해 그 결과가 시청률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타이틀 스폰서 NH농협과 10년째, 중계권사 KBS N과도 10년 넘게 계약 중입니다.
"연맹이 지원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후원사의 가치와 이미지도 높여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돈도 돈이지만 신뢰와 믿음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오랜 기간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현재 남자 팀은 7개, 여자 팀은 6개입니다. 가장 적정한 V리그 팀 수는 몇 개라고 생각하십니까.
"선수 수급 현황이나 배구 시장을 고려할 때 남자부는 8개팀, 여자부는 6개팀이 적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남자부 8구단 창단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짝수인 8개 구단이 된다면 경기 일정과 연고지 광역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호남과 경남 연고의 배구단이 없는데 지방자치단체에는 지역 배구 지원을, 구단에는 신인 우선 지명권을 부여해 '전국화'를 도모할 계획입니다. 여자부는 창단보다는 유소년 선수 육성에 집중해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프로 리그에 유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구자준 총재. /수원=임민환기자
-최근 한국전력의 '유니폼 논란'이 큰 이슈가 됐습니다. 이런 불미스런 일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실 계획입니까.
"우선 불미스런 일들로 인해 배구 팬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 드립니다. 연맹에서는 규칙뿐 아니라 사례 중심으로 시즌 전, 매라운드, 시즌 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교육을 해 오고 있습니다. 연맹 사무국에서는 TF팀을 구성해 경기 운영에서 발생한 다양한 사례 등을 집중 분석, 규정 및 대회운영요강을 재정비하고 교육자료를 보완할 예정입니다. 또한 현장 운영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채용, 교육, 평가에 대한 시스템도 정비할 계획입니다."
-김연경(29•페네르바체)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더 나오려면 배구계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갈수록 유소년 배구의 저변이 좁아지고 있습니다. KOVO와 대한민국배구협회 및 산하 단체들과의 유기적인 소통과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현재 연맹은 유소년 배구교실 확대, 신인선수 드래프트 학교지원금의 재분배, 리그 우승팀의 지원금 등 유소년 배구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과 재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이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한국배구 전체를 보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합니다. 구단은 적극적인 투자로 지도자 및 선수를 발굴 육성하고, 또 이를 통해 우수한 선수가 프로배구에 입문해 수준 높은 경기력의 V리그와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프로배구가 팬들로부터 사랑받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우리 배구는 사상누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연맹뿐 아니라 구단이나 배구인들이 미래를 보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혜안이 필요합니다."
-총재로서 꼭 달성하시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현재 프로배구는 계속 성장해야 하는 진행형입니다. 제 임기 동안 실시했던 유소년 육성 사업, 8구단 창단, 국제 경쟁력 강화 등 장기적인 사업이 다음 집행부에서도 지속될 수 있도록 토대를 다지고 싶습니다."
신화섭 기자 evermyt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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