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올 봄에 어떤 드라마를 쓸까.
‘만년 하위’ 한국전력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현재 3위인 한국전력(승점 59)은 4위 삼성화재(54)와 승점이 5점 차다. 두 팀 다 2경기씩 남겨놓고 있다. 한국전력이 2연패, 삼성화재가 2연승을 하면 3ㆍ4위는 뒤바뀌지만 무조건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프로배구는 3위와 4위의 승점 차가 3점 이내일 경우 단판 준PO를 치른다.
한국전력은 그 동안 ‘만년 꼴찌’ 이미지가 강했다. 2014~15시즌 3위를 한 적이 있지만 2012~13과 2013~14시즌 최하위, 2015~16시즌 5위 등 ‘봄 배구’ 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탄탄한 조직력과 짜임새를 앞세워 봄에도 배구할 채비를 마쳤다.
일단 한국전력의 당면 과제는 준PO를 하지 않고 플레이오프로 직행하는 것이다.
준PO가 벌어질 경우의 수는 다소 복잡하다.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1위 대한항공과 삼성화재의 경기부터 봐야 한다. 대한항공이 이기면 정규리그 우승 확정이다. 이날 경기가 올 시즌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라 안방에서 축배를 들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이기면 준PO가 열릴 확률은 그만큼 줄어든다.
다음 날인 8일에는 한국전력이 현대캐피탈 원정에 나선다.
만약 삼성화재가 7일 대한항공에 0-3이나 1-3으로 패하고 한국전력이 현대캐피탈을 3-1 또는 3-0으로 이기면 두 팀의 승점 차는 ‘8’로 벌어져 준PO는 무산된다.
때문에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을 잡아 준PO가 열릴 ‘경우의 수’를 최소화하겠다는 각오다.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의 ‘천적’이다. 올 시즌 5번 만나 모두 이겼다. 신영철(53) 한국전력 감독은 “현대캐피탈도 우리를 한 번은 이기기 위해 강하게 나올 것이다. 이를 역이용하겠다”고 구상을 전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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