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영해와 영공에 대한 관리 통제를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남ㆍ동중국해를 둘러싸고 이해국들 간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5차 전체회의에서 영해 등 관리 방침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엄밀한 계획에 따라 시행한다’에서 ‘강화한다’로 수위를 높인 것인데, 연근해의 실효 지배를 강화하고, 해양에서의 군사력을 키우겠다는 뜻으로 파악된다. 대만 일간 왕보는 이날 중국 남중국해 함대 소속 이지스함과 구축함, 보급선 등 함정 3척이 대만섬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순항 훈련을 통해 무력을 과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은 앞서 계속해서 남ㆍ동중국해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남중국해는 태평양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중요한 해상통로고, 일본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동중국해는 남중국해와 이어지는 해상교통로로 전략적 가치가 높으며 지하에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하다.
중국은 2014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ㆍ 南沙群島)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최근에는 대규모 레이더 기지와 미사일 등을 배치하며 이 지역 영향력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올해들어 해상교통안전법을 대폭 개정하기 위한 시도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의 해양 팽창 정책 강화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인근국가들은 항행의 자유를 내세우며 보다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영해 관리방침 강화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중국측 도발이 활발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은 남중국해에 대규모 군사 시설을 건설해도 되는지 우리 측의 양해를 구한 적이 없다”며 인공섬 건설을 공개 비판한 데 이어, 2월 남중국해에 미 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호 전단을 보내는 등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쳐왔다. 일본과의 신경전도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해 6월 중국 해군 군함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 釣魚島) 인근에 접근해 2시간 이상 항해한 것과 관련, 일본 정부는 주일 중국대사를 불러 강하게 항의한 바 있다.
한편 중국 재정부는 이날 올해 중국 국방예산 지출규모가 총 1조444억위안(약 175조원)으로 전년 대비 7% 증액 편성됐다고 밝혔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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