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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여파? 홍라희 삼성미술관장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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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여파? 홍라희 삼성미술관장 사퇴

입력
2017.03.0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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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72)씨가 6일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에서 물러났다.

이 회장이 3년째 와병 중인 데다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로 수감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문화재단은 “일신상의 이유 때문”이라고만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두 미술관을 운영하는 이 재단의 이사장이다. 홍 관장은 이 부회장이 지난 달 구속된 뒤 지인들에게 “참담한 심정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한 홍 관장은 구매력과 안목, 인맥을 갖춘 국내 미술계 최고 권력자이자 최대 컬렉터다. 서울 한남동에 국내 최대 사립미술관인 리움을 개관한 2004년 이후 미술계 인사 설문조사에서 거의 매년 영햑력 1위 인물로 뽑혔다. 홍 관장이 눈 여겨 본다는 소문이 난 작가의 작품은 순식간에 가격이 급등했고, 국제 미술계에서도 상당한 명성을 쌓았다.

홍 관장은 2008년 삼성 비자금으로 리히텐슈타인의‘행복한 눈물’을 비롯한 수백 억원 대의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관장에서 물러났다가 무혐의로 결론 나자 2011년 복귀했다. 이 부회장이 2015년 통합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가 돼 ‘이재용의 삼성 시대’가 열린 이후, 홍 관장은 미술관 운영에 전념해 왔다. 이번엔 홍 관장이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홍 관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미술계도 술렁였다. 리움 관계자는 “홍 관장의 동생인 홍라영 총괄부관장과 이준 부관장이 협의해 당분간 두 미술관을 운영할 것”이라며 “홍 부관장 등이 당장 관장으로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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