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응용 회장. /사진=이호형기자
[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밤에 잠이 안 와요."
김응용(76)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은 고민이 정말 많아 보였다. 그는 지난 해 11월30일 열린 투표에서 국회의원 출신의 이계안(65) 후보를 제치고 회장에 당선됐다. 경기인 출신으로서 야구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난 달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인근에서 만난 김 회장의 두 어깨에는 아마야구 수장으로서의 책임감이 무겁게 걸려 있었다.
-취임하신 지 석 달이 지났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 요즘 밤에 잠이 안 와요."
김응용 회장은 한국 야구의 살아 있는 역사이자 전설이다. 실업야구 홈런왕 출신으로 1983년 프로야구 해태 감독을 맡아 9차례 우승을 일궈냈다. 2001년부터 삼성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10번째 우승을 채웠고, 2005년에는 경기인 출신으로는 최초로 프로야구단(삼성) 사장에 올랐다. 그런 그에게는 역대 어느 협회장보다도 힘겨운 과제들이 산처럼 쌓여 있다.
-협회와 아마야구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무엇이던가요.
"무엇보다 공정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학생 야구의 성적 관리부터 대표팀 선발, 심판 판정 등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협회 임직원들은 돈과 관련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고요. 또 제도와 인프라 등을 개선해 학교 야구에서 학부형들의 부담을 줄이고 체질을 바꿔야 합니다."
전신인 대한야구협회는 임직원들의 비리 의혹에 극심한 내부 갈등까지 겪었다. 급기야 지난 해 3월 대한체육회의 관리 단체로까지 지정됐고, 김 회장 취임 후인 올 1월에야 해제됐다.
김응용 회장 앞에 놓인 숙제는 또 있다. 바로 범야구계의 '통합'이다. 대한체육회의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의 통합 방침에 따라 지난 해 6월 대한야구협회와 전국야구연합회, 대한소프트볼협회가 한 배를 타게 됐다.
-종전 야구협회와 달리 관장하시는 분야가 늘어났는데요.
"야구와 생활체육, 소프트볼을 통합했는데, 서로 요구 조건이 많습니다. 그래서 더욱 '공정'과 '통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 편에 특혜를 준다거나 홀대를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공정하게 협회를 운영할 생각입니다."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한국야구위윈회(KBO)와 관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한때 협회와 KBO 사이에 대립각이 세워지기도 했으나, 프로야구 출신인 김 회장의 부임으로 두 단체의 유기적인 협조가 강화될 것으로 야구계는 기대하고 있다.
-협회와 KBO가 같은 건물(야구회관)을 쓰고 계십니다. 관계는 어떠십니까.
"야구 발전을 위해 공생해야 합니다. 아마추어가 죽으면 프로도 죽습니다. KBO가 협회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어요. 양해영 KBO 사무총장이 이번에 협회 부회장을 맡아줬습니다."
김응용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감독과 협회장 중 무엇이 더 힘든가"라고 묻자 "감독은 좋은 선수들을 키우면 되는 것이지만, 협회장은 목적이 다르고 다양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유소년 야구에 특히 관심이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야구 했던 놈이라…"라며 이내 미소를 지었디. 평생을 '야구'밖에 모르고 살아온 김응용 회장에게 중책을 맡긴 이유와 기대를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신화섭 기자 evermyt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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