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6명은 질병
65세 이상 고령층은 유병률 96%
성인 40%가 만성질환
고혈압>관절병>고지혈증 순
나이 들수록 운동량 줄고
교육ㆍ소득 수준 높으면 폭음 늘어
국민 10명 중 6명이 한 가지 이상의 질병을 가지고 있고, 소득 하위 20%는 10명 중 8명이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에서는 10명 중 9명을 넘어섰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5,001가구 1만3,9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분석한 ‘2014년 한국의료패널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가구원 중 57.0%(7,968명)는 1개 이상의 질환을 앓고 있었다.
연령별 질병 유병률(특정 질병을 가진 사람의 비율)은 18~29세에서 25.0%였으나, 30~39세(30.8%), 40~49세(50.9%), 50~59세(73.6%)로 나이가 들수록 급증했고, 65세 이상 연령대의 96%는 1개 이상의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질환 유병률은 남성(46.4%)보다 여성(55.1%)이 높았다. 최다빈도 질환은 원인이 따로 발견되지 않는 ‘본태성 고혈압’이 13.8%로 가장 많았고 다발관절증은 9.2%로 뒤를 이었다.
18세 이상 가구원 중 8대 만성질환(고혈압ㆍ당뇨병ㆍ고지혈증ㆍ관절병증ㆍ심장질환ㆍ뇌혈관질환ㆍ악성신생물ㆍ결핵)을 앓고 있는 이는 10명 중 4명(40.1%ㆍ4,535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고혈압 질환자 수가 23.5%로 가장 많았으며 관절병증(18.5%), 고지혈증(10.9%), 당뇨병(9.4%) 순이었다. 2개 이상의 질환을 가진 이는 전체의 29.9%를 차지했고, 고혈압과 당뇨병을 동시에 앓고 있는 비율은 6.2%였다.
이 같은 질병은 유독 소득이 적은 이들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소득 하위 20%(1분위ㆍ연 평균 소득 804만원) 가구원의 유병률은 75.5%로 가장 높았으며, 2분위(1,889만원)는 20.1% 포인트가 감소한 55.4%로 나타났다. 3~5분위(3,193만~7,987만원)는 46.0~47.0%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8대 만성질환 유병률에서도 소득하위 20%는 65.0%로 2분위(38.7%)와 3분위(28.7%)와는 2배 가량의 격차를 보였다.
연간 의료비는 매해 증가했다. 가구당 연간 의료비(응급ㆍ입원ㆍ외래ㆍ처방약)는 2008년 101만2,000원이었던 것이 2014년 40% 가량 늘어난 143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고혈압 환자의 연간 1인당 평균 외래 진료 횟수는 소득 하위 20%에서 9.4회, 소득 상위 20%(5분위) 7.5회 등 소득이 높을수록 적게 나타났다. 하지만 건당 평균 본인부담의료비는 하위 20%가 2만3,269원, 상위 20%가 3만7,944원 등으로 소득이 높을수록 높은 것으로 기록됐다. 소득 빈곤층은 건강보험 혜택이 되는 진료만을 주로 이용하지만, 소득 상위층은 건보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진료도 상대적으로 많이 이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경향은 당뇨병 등 다른 주요 만성질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국내 성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운동량은 줄어들고 점점 폭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위험 음주율(최근 1년 동안 술 마시는 날 평균 음주량이 남자 7잔 이상, 여자 5잔 이상이며 주2회 이상 음주)에서 남자는 22.6%, 여자는 3.7%로 남자가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의 경우 성인이 된 직후인 18~29세(13.3%)보다 사회생활에 익숙해진 30~39세에서 24.9%, 40~49세 30.4%로 나이가 들수록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고위험 음주율은 교육수준과 소득이 높아질수록 높게 나타났다.
‘격렬한 신체활동 실천율(지난 1주일 동안 평소보다 숨이 가쁘고 심장박동이 증가한 신체활동을 10분 이상 한 날이 주 3회 이상)’은 18~29세 15.4%에서 30~39세에는 12.6%로 40~49세는 12.2%로 점점 감소했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좋음’으로 인식하는 ‘주관적 건강 인지율’ 역시 18~29세가 59.5%로 가장 높았고 30~39세 52.2%, 40~49세 44.6%, 50~59세는 40.0%로 나이가 들수록 감소했다. 이는 소득 하위 20%(26.6%)보다 상위 20%(48.9%)가 훨씬 높게 나타나는 등 소득 별로 차이가 컸다.
18세 이상 흡연율은 남성이 46.3%, 여성은 2.4%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흡연량은 남성 14.8개비, 여성은 9.5개비로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로 파악된 가구별 질환별 의료 현황과 추이 등의 기초 자료를 기반으로 향후 의료 정책을 제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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