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옐런 “이달 기준금리 인상 적절”…한미 금리 역전 우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옐런 “이달 기준금리 인상 적절”…한미 금리 역전 우려

입력
2017.03.05 20:37
0 0

1,300조 가계빚 비상…취약차주, 한계기업 줄도산 우려도

대내외 금리 차로 인한 외국인 자본 유출 위험도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이 3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영자클럽의 오찬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옐런 의장은 고용과 물가가 예상대로 개선된 것으로 평가하며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시카고=AP 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이 3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영자클럽의 오찬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옐런 의장은 고용과 물가가 예상대로 개선된 것으로 평가하며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시카고=AP 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이달 14~15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경제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옐런 의장은 3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영자클럽 오찬 행사에서 “이달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고용과 물가가 우리의 예상과 맞는지 검토할 것이고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1월 신규 고용은 22만7,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고, 실업률은 4.6~4.8%로 지난해부터 완전 고용 수준에 이르렀다. 올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전월 대비 0.4%, 1년 전보다 1.9% 상승하며 연준 목표치인 2%에 육박했다. 연준이 이달 중 기준금리를 현행 0.5~0.75%에서 0.75~1.00%로 올리면 미국은 8년여만에 1% 금리 시대를 열게 된다. 옐런이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치면서 3일 뉴욕 증시는 하락했고, 미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올리면 국내 금융시장을 포함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몰고 올 파장은 매우 크다. 당장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장단기 금리를 비롯해 각종 금리가 영향을 받게 된다. 금리가 오르면 1,300조원을 넘어선 국내 가계부채 부실화가 우려되고 취약가구와 한계기업의 줄도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내외금리 차가 축소돼 외국인 자본의 유출이 가속화할 가능성도 높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취약차주(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 또는 저소득자)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146만명이고, 이들이 받은 대출금은 약 78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소득보다 빚이 많고 원리금 상환액이 실질소득의 40%를 넘는 한계가구 수도 지난해 181만5,000가구로 전년 대비 14.7%나 증가한 상황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한계기업 수도 2015년 기준 4,252개로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위험 때문에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한은 기준금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아직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 등의 안전판이 있어 자금유출의 우려가 크진 않은 상황.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달 미국의 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연내 4차례까지도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해진다. 현재 0.5∼0.75%인 미국 금리가 앞으로 0.25%포인트씩 두 차례 오르면 1.25%로 높아져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1.25%)와 같은 수준이 된다. 올해 말까지 3번 인상된다면 1.25∼1.50%로 상승해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3월 인상에 나설 경우 올해 금리 인상은 2회가 아니라 3월과 6월, 12월 등 3회 인상이 기본 시나리오가 되고 올해 말 한미 기준금리는 역전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테이퍼 텐트럼'(긴축발작)이 발생했을 때처럼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채권 투자 자금을 중심으로 순유출이 발생하고 국내 금융시장도 충격을 받게 된다. 이런 충격이 발생한다면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국내 한계가구의 충격 등은 정책당국의 미시 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미국 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져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하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등에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충격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2%)를 넘어서는 가운데 미국 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국내 금리 인상 논란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