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이 밝았다.
김인식(70)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은 6일 개막전에서 맞붙을 ‘복병’ 이스라엘을 경계하면서도 필승 의지를 다졌다.
김 감독은 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투수진도 그렇고 타선이 굉장히 강하다”고 밝혔다. 미국 마이너리그 소속 선수들로 팀을 꾸린 이스라엘은 연습경기에서 경찰야구단에 5-2, 상무에 1-0으로 이겼다.
한국전 선발 투수로 예고된 제이슨 마르키스를 비롯해 힘 있는 타자들이 곳곳에 포진한 상대 전력이지만 대표팀으로서는 상위 라운드 진출을 위해 절대 물러설 수 없다.
고척돔에서 마지막 공식 훈련을 마친 선수들도 비장함을 내비쳤다. 극심한 타격 부진(17타수 무안타)을 겪다가 4일 경찰 야구단과 연습 경기에서 5타수 2안타로 회복을 알린 중심 타자 최형우(34ㆍKIA)는 “이제 뭔가를 찾았다기보다는 분위기 등 모든 것이 나아졌다”면서 “국가대표로 나서는 첫 대회인 만큼, 뭔가 보여주겠다는 결심이 확고하게 섰다”고 강조했다.
주장 김재호(32ㆍ두산)는 “다들 미국(준결승ㆍ결승 라운드)을 가고 싶어 한다”며 “메이저리그 야구장(LA 다저스타디움)에서 경기를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의지를 보였다. 이스라엘전 선발 투수로 낙점 받은 장원준(32ㆍ두산)도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좋다”라며 짧고 굵게 답했다.
특히 대표팀에 유일한 현역 빅리거이자 마무리 투수 오승환(35ㆍ세인트루이스)의 존재는 큰 힘이다. 오승환은 전날 경찰 야구단과 연습 경기에서 최고 시속 149㎞의 직구를 앞세워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김 감독은 “공 속도와 회전력이 좋았다”며 “만족스럽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오승환도 “시차 적응은 끝났다”면서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다”고 했다.
한국과 맞서는 이스라엘 역시 자신감으로 무장했다. 제리 웨인스타인 이스라엘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경기를 봤는데 굉장히 감명을 받았다”면서도 “크게 걱정하는 점은 없다. 야구 팬들에게 열정을 갖고 경기를 잘했다는 인상을 주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에 빛나는 마르키스는 “한국 대표팀의 연습경기를 지켜봐 계획을 잘 세울 수 있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신경쓰기보다 내 투구에 집중하는 것이 먼저”라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대표팀은 6일 오후 6시30분 고척돔에서 이스라엘과 1라운드 A조 첫 경기를 치른 뒤 7일 네덜란드, 9일 대만과 1라운드 경기를 한다. 이들 4개국 중 상위 2개국만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 진출한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