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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손연재를 보는 두 가지 키워드

입력
2017.03.0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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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가 4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손연재가 4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리듬체조의 새 역사를 쓴 손연재(24ㆍ연세대)가 ‘리듬체조 요정’이 아닌 ‘일반인’으로 돌아간다.

손연재는 4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필승초체육관에서 17년간 정들었던 매트와 공식적인 이별을 했다. 이날 손연재는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17년,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로 살아온 시간”이라며 “이제는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가 아닌 24세 손연재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손연재가 걸어온 길은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 그 자체였다. 5세 때 리듬체조를 시작한 손연재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 처음 결선 무대를 밟아 개인종합 5위를 차지했고,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아시아 역대 최고 4위에 올랐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동메달,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금메달,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4관왕, 2016년 타슈켄트 아시아선수권 전관왕 등 손연재의 성취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손연재는 선수로서 최고 인기를 누렸지만 이면에는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특히 지난해 늘품 체조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최순실 불똥’이 튀기도 했다. 하지만 손연재는 어른스럽게 대처했다. 그는 “악성 댓글을 볼 때마다 더 잘해서 더 좋은 성적으로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그래서 오히려 그런 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제 손연재는 포디엄이 아닌 캠퍼스에서 만날 수 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을 위해 1년을 휴학했기 때문에 올해 4학년 학사 일정을 소화한다. 일반인으로 돌아간 손연재는 또래 친구들처럼 자신의 미래를 걱정했다.

리우 올림픽을 마친 뒤 눈물을 글썽이는 손연재.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우 올림픽을 마친 뒤 눈물을 글썽이는 손연재.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그는 “아직 학부생이고, 학교를 다니는 상황에서 앞으로 무엇을 하게 될지는 정확히 모르겠다”며 “지금까지 리듬체조를 하면서 운동 외적인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가 적었는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더 잘 맞고, 좋아하는 것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손연재는 제2의 인생을 예고하면서도 한국 리듬체조의 미래를 걱정했다. 특히 ‘포스트 손연재’의 부재가 마음에 걸렸다. 손연재는 “후배들이 나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국제 무대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러시아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과 함께 6년 정도 함께 훈련했던 만큼 그 시스템을 한국 선수들도 알 수 있도록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회에 출전하면서 기량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며 “우리나라에서 더 많은 대회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한편 손연재의 은퇴 이후 한국 리듬체조를 이끌어갈 차세대 유망주들의 각축에서 김채운(은평고2)이 웃었다. 김채운은 2017 리듬체조 개인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후프(14.75점)-볼(15.95점)-곤봉(13.95점)-리본(14.90점) 등 4종목 합계 59.55점을 획득해 1위에 올랐다. 김채운은 “손연재 선배님의 뒤를 이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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