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지난해 3조원 수준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4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후 가장 큰 규모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조선·해운업 부실로 5조6,000억원의 구조조정 비용이 들어가면서 3조원 안팎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고 3일 밝혔다. 기업별로는 대우조선해양 3조5,000억원, 한진해운 9,000억원, STX계열 기업에 1조2,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됐다. 아직 회계법인 감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정확한 적자 규모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산은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가 났지만 적자를 메우기 위한 정부의 추가 지원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그 동안 쌓아둔 이익금으로 충분히 자체 소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산은의 지난해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5% 수준으로 재정건전성에도 당장은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산은의 예상과 달리 대우조선 등의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어 산은의 구조조정 비용이 줄지 않으면 재정 건전성엔 언제든지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은 관계자는 “2015년부터 투자주식을 적극 매각하고 후순위채를 발행한 덕분에 아직 재정건정성이 양호한 편”이라며 “올해는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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