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용규/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한화 이용규(32)의 존재감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트레이드 마크인 '용규 놀이'도 빛을 발한다.
WBC가 다른 대회와 가장 다른 점 중 하나는 투구 수 제한이다. 1라운드에서 투수 한 명이 던질 수 있는 최다 투구 수는 65개다. 2라운드는 80개, 4강부터는 95개다. 한 경기에서 30개 이상 공을 던진 투수는 하루를 쉬어야 하고, 50개 이상을 던지면 4일을 쉰다. 이 때문에 투구들의 투구 수 관리가 마운드 운용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용규가 WBC 무대에서 더욱 빛나는 이유다. 뛰어난 컨택트 능력을 가진 이용규는 투수의 공을 끊임 없이 커트해내 '용규 놀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KIA 소속이던 지난 2010년 8월29일 광주 넥센전에서는 박준수에게 역대 최다인 20개의 공을 던지게 한 적도 있다. 투수 입장에서는 '한 타자'만 상대했을 뿐인데 진이 다 빠져버리는 악몽이다. 투구 수에 더 '예민'한 WBC에서 '용규 놀이'의 위력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 역대 KBO리그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수
지난달 28일 호주와의 평가전에서도 '용규 놀이'가 발동됐다. 이용규는 3회 선두타자로 나와 호주 선발 티모시 애서튼에게 5구 연속 파울을 쳐냈다. 애서튼은 이후 4개 연속 볼을 던져 결국 9구 만에 이용규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빠른 발까지 갖춘 이용규는 1루에서 리드 폭을 넓게 가져가며 상대 배터리를 흔들었고, 결국 후속 서건창의 적시타에 쉬지 않고 홈까지 내달려 선제점을 올렸다. 이날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이용규-서건창(넥센) 테이브 세터도 합격점을 받았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이용규가 커트를 많이 해서 상대 투수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했다"며 만족감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 이용규는 현재 팔꿈치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송구를 세게 할 때 통증이 있다. 타격을 할 때는 통증이 전혀 없지만, 배트 스피드가 아직 다 올라오지 않았다"며 걱정이다. 하지만 왼 팔 전체에 테이핑을 하고 나와 힘껏 배트를 휘두를 만큼의 '투혼'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평가전에서 A급 투수들이 안 나온 것이 사실이다. 구속이 140km 정도였고, 변화구도 밋밋한 편이었다. 본 경기에서는 에이스급 투수들이 나올 것이다"며 긴장감을 더 끌어 올렸다. '용규 놀이'에 대한 기대감에도 신중했다. 그는 "본 경기에 들어가면 외국인 심판들이 나온다. 몸쪽 공에는 후하지 않지만, 높은 공은 잘 잡아 줄 것이다"며 "심판 성향을 보고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적극적으로 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질 뻔한 레알 마드리드, 호날두 연속 골로 간신히 무승부
강호동, 중학교 때 모습이면 ‘한끼줍쇼’ 못 한다? ‘폭소’
갤럭시 탭S3의 묘미, 예상치 못한 태블릿 '이게 가능해?'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