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낙관적 경기 전망에 주요인사 ’인상 지지’ 발언으로 3월 인상 기대감 급상승
3월 ‘조기 인상’ 시 “올 3차례 이상 인상도 가능” 전망도
원ㆍ달러환율도 ‘화들짝’ 10.9원 급등
당초 오는 5~6월께로 점쳐지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당장 3월 인상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쪽으로 급격히 옮겨지는 분위기다. 미국이 생각보다 일찍 금리인상의 시동을 걸 경우, “올해 2차례 정도”로 예상됐던 인상 횟수도 자칫 “3차례 이상”으로 급변할 수 있다. 경기부진과 가계부채 부담으로 선뜻 금리인상에 나서기 어려운 우리로서는 미국과의 금리격차 축소를 한층 더 염려해야 할 처지가 되는 셈이다.
2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이하 연준)의 ‘3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지난달 28일 52%에서 1일 80%까지 치솟았다. 기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 국채금리(2년물)도 1일 연 1.29%로 전날보다 0.07%포인트 상승하며 2009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시장에선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30%대에 머물던 3월 금리인상 확률이 단기간에 치솟은 건, 최근 연준의 급격한 태도 변화 때문이다. 대표적인 ‘비둘기파’(금리인상 신중론자)로 꼽히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은) 총재가 지난달 28일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2개월간 경제가 지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명분이 뚜렷해졌다”고 밝히며 분위기 변화를 예고했다.
이어 연준이 기준금리 결정의 주요 근거로 삼는 경기동향보고서(1일 발표 베이지북)에서 “미국의 경제활동이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또 다른 고위인사들도 “(3월 금리인상이) 테이블 위에서 심각하게 검토될 것”(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미국 경제지표가 목표치에 근접하고 있어 금리를 곧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등 발언을 쏟아내면서 시장의 기류를 급반전시켰다.
미국 금융시장에선 심지어 연속 금리인상까지 점치는 분위기다. 1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에 이어 5월까지 2차례 금리인상을 전망하는 시각도 9.9%에 육박했고, 6월까지 3회 연속 금리를 올릴 거라 보는 전망도 4.6%나 됐다. 김민형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달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3월 금리인상 현실화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시장에 역력하다”며 “연준이 조기에 금리를 인상하면 연내 3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미국의 올해 ‘조기ㆍ연속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면, 여전히 금리인상에 신중한 한국은행의 운신 폭은 더 좁아진다. 이미 이주열 한은 총재가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반드시 뒤따라 가는 것은 아니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미국이 연내 3차례 금리를 올릴 경우 자칫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역전 현상도 일어날 수 있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리면 하반기부터는 한국도 점진적으로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3월 금리인상설이 부각되면서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던 원ㆍ달러 환율은 2일 달러당 10.9원이나 급반등한 1,141.6원으로 마감됐다. 시장은 3일로 예정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연설과 10일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아직은 3월 인상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아직 1분기 경제성장률 등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준이 섣불리 3월에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경제지표뿐 아니라 신흥국 등 글로벌 경기상황도 함께 고려해 금리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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