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우완 투수 이대은(28ㆍ경찰 야구단)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대은은 2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동안 안타 6개와 4사구 2개를 내주며 4실점하고 조기 강판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 “이대은을 최대한 끌고 가겠다”며 “3이닝을 보고 있다”고 예고했지만 난조를 보여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렸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테스트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투구로 이대은은 대표팀 마운드 운용에 큰 고민거리를 안겼다.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지난달 11일 뒤늦게 합류했다고 하지만 컨디션이 너무 안 올라와서 문제다. 2월22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요코하마와 연습경기에서 1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25일 쿠바와 평가전 2이닝 3피안타 1실점, 28일 호주전 1이닝 2피안타(1홈런) 2실점을 했고, 이날 퓨처스리그(2군) 선수들을 상대로도 난타 당했다.
이대은은 출발부터 불안했다. 1회말 상무의 1~3번 김민혁-최승민-황대인에게 3연속 안타를 얻어맞고 2실점했다. 2회말에는 안타 2개와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9번 문상철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주자의 오버런으로 아웃카운트 1개를 잡은 이대은은 1번 김민혁을 볼넷으로 내준 뒤 2번 최승민을 삼진으로 잡고 3번 황대인 타석 때 원종현으로 교체됐다. 원종현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쳐 이대은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그나마 위안은 직구 최고 시속이 149㎞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이지만 볼 끝은 묵직하지 못했다.
이대은은 대표팀 마운드 구상대로라면 우규민(삼성)과 함께 왼손 원투펀치 장원준(두산)과 양현종(KIA)의 뒤를 받치는 선발 요원을 맡아야 한다. 우완 이대은이 들어갈 경우 좌우 구색을 맞추고,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차우찬(LG)의 활용폭을 넓힐 수 있는 계산이 나온다.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뛰었던 그는 시속 150㎞에 가까운 빠른 공과 포크볼을 주무기로 던지는 오른손 정통파다. 지난해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에서 활약했던 점도 이번 대표팀 선발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지난 시즌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에서 2군에만 머물다가 방출 통보를 받았고, 겨울 군 입대를 하는 등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탓에 대표팀의 걱정거리만 늘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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