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효율성 투명성 제고… 경영권 승계 해석도
지주사 설립 요건 강화 앞두고 지주제 전환 기업 잇따라
크라운해태제과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면서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창립 70주년을 맞은 크라운해태제과그룹은 지주회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와 사업회사인 크라운제과로 기업분할을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지주회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는 윤석빈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되며, 사업회사로 신설된 크라운제과는 장완수 대표가 경영을 맡고 계열사는 기존 경영진 체제를 유지한다.
크라운해태제과는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을 극대화하고,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지주사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크라운해태홀딩스는 해태제과를 비롯한 자회사 관리와 투자에 집중하고 크라운제과는 식품제조와 판매에 전력하겠다는 것이다.
크라운해태제과가 지난해 10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회사분할을 결정한 뒤,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 심사를 거쳐 올해 초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안건이 승인됐다. 크라운해태홀딩스와 크라운제과는 다음달 한국거래소에 각각 변경상장 및 재상장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이 윤영달 그룹회장에서 장남인 윤 대표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증자나 지분교환 등을 통해 윤 대표나 윤 대표가 대주주로 있는 두라푸드가 지주사 최대주주가 될 경우 자연스럽게 경영권이 승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라운해태홀딩스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온 지주사를 출범시켜 사업부문별 전문화와 책임경영 체제를 완성했다”며 “경영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으로 사업경쟁력을 강화해 성과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운해태제과처럼 최근 식품업계에선 지주사 체제 전환이 잇따르고 있다. 7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설립 자산 기준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바뀌게 돼 그 전에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것이다.
샘표식품은 지난해 7월 식품사업부문 ‘샘표식품’과 지주사 ‘샘표’로 회사를 분할했다. 오리온도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식품 제조ㆍ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신설 사업회사(㈜오리온)와 자회사 관리 및 신사업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지주회사(㈜오리온홀딩스)로 분할하기로 했으며, 이달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이 안건을 다룰 계획이다. 매일유업도 지주회사 부문(매일홀딩스 주식회사)과 유가공 사업 부문(매일유업 주식회사)으로 회사를 분할하기로 했다.
업계관계자는 “지주사 체제는 오너의 기업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계열사 성과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고, 새로운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용이한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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