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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체육회, 사무차장 부활 직제 개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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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체육회, 사무차장 부활 직제 개편 왜?

입력
2017.03.0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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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처장 보좌 실무 책임자 임명

“처장 업무 능력 부족 때문” 분석

“처장과 체육시설본부장 사이

갈등 조정 역할 기대” 해석도

일각선 “기형적 조직 운영” 우려

광주시체육회가 최근 사무차장 제도를 재도입하며 직제를 개편했다. 지난해 2월 통합 체육회 출범 이후 체육행정 업무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나 사무처 업무를 총괄하는 사무처장이 있는 마당에 그를 보좌하며 실무를 맡을 사무차장직이 부활되자 체육회 안팎에선 ‘옥하옥(屋下屋)’ 논란이 불거지는 등 직제 개편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체육회는 지난달 23일 조직 개편을 통해 사무처장 아래 사무차장직(공무원 3급 대우)을 신설했다. 2005년 사무차장직을 폐지한 이후 12년 만이다. 사무차장은 사무처장을 보좌하며 사실상 사무처 실무 업무(경영지원 및 체육진흥)를 책임지는 자리다. 시체육회는 이 자리에 경영지원부장 A씨를 승진 임명하고 경영지원부장도 겸직하도록 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시체육회가 지난해 2월 전문(엘리트) 체육단체와 생활체육단체를 통합해 출범한 지 1년여 만이다. 시체육회는 “두 체육단체를 통합해 운영해 본 결과, 행정적으로 업무 강화 필요성이 있었다”고 사무차장직 부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뒤집어 말하면, 현 사무처장의 업무 능력과 전문성이 부족해 그를 보좌할 사무차장을 둔다는 것일 수도 있다. 실제 체육계에선 “체육회의 살림을 맡고 산하 경기단체를 이끌어야 할 사무처장이 일을 잘 모른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시체육회가 사무처장과의 업무 중복 논란을 무릅쓰고 사무차장직을 다시 꺼내든 데는 이런 현실적인 이유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통합 체육회 출범 이후 사무처장과 체육시설본부장간 갈등이 사무차장직 부활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통합 전부터 업무권한이 상대적으로 큰 사무처장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펼쳤던 두 사람이 통합 이후에도 서로 충돌하며 불협화음을 내자, 이들 사이에 갈등 조정자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두 사람이 회의 도중 얼굴을 붉히며 크게 다퉜고, 이 소식을 접한 광주시체육회장인 윤장현 광주시장이 이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두 사람 사이는 악화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2014년 6ㆍ4지방선거 당시 윤 시장의 선거 캠프 출신이어서 빈축을 샀다. 광주시가 사무차장직 부활에 대해 “(두 사람 간)충돌 방지를 위해서”, “체육회 내 사무처와 체육시설본부 사이 업무조정 역할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직제 개편이 체육회 통합 취지를 무색케 하고 기형적 조직 운영에 대한 우려를 키울 것”이라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체육계의 한 인사는 “윤 시장이 전문성과 자질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선거 공신들을 핵심 직책에 앉히면서 이런 부작용이 생긴 것 아니겠느냐”며 “이 와중에 특정인이 시체육회 조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얘기도 끊이지 않아 체육회 내부의 소통과 화합이 제대로 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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