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개인투자자)들이 돈을 잃기 십상인 주식시장에서 공모주(IPO) 투자는 개미들에게 꽤 쏠쏠한 투자처로 여겨진다. 최소한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입증돼야 상장할 수 있는 IPO주의 특성상,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넘어 상당히 오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 주식 공모를 주선하는 증권사나 상장사들이 공모주의 인기에 기대 몸값(공모가)을 줄줄이 올리면서 지난해 공모주 셋 중 하나는 상장 첫날부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공모주의 상장 당일 평균 수익률(공모가 대비 당일 종가 기준)은 22.7%였다. 언뜻 준수해 보이지만 이는 전년(34.1%)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특히 지난해 공모주로 나온 총 68개 종목 중 22개(32.3%)는 상장일 종가가 아예 공모가를 밑돌아 마이너스 수익률(평균 -15.7%)을 기록했다. 상장 1개월 후에도 마이너스 수익률(평균 -16.3%)을 기록한 종목은 전체의 절반 이상인 36개(52.9%)나 됐다.
올해도 공모주 시장은 넷마블게임즈 등 대어들이 잇따라 상장을 예고하면서 예상 공모 규모만 10조원에 달한다. 역대 최대였던 2010년(8조7,000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개인투자자로선 반길 만한 소식이지만 공모주에 직접 투자할 땐 유의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
공모주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건 무엇보다 ‘공모가가 적정한가’이다. 공모가가 실제 가치보다 높을수록 수익을 낼 확률은 낮아진다. 따라서 투자자는 투자설명서 1부에 수록된 ‘인수인의 의견’란의 공모가 산정방법과 근거를 살펴 공모가에 거품이 끼어있는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주관사별로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빈도에 차이가 있는 만큼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에서 해당 주관사(증권사)의 과거 IPO 실적을 참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떤 공모주를 골라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을 때는 기관투자자가의 움직임을 눈여겨 보는 것도 방법이다. 지난해 주식 공모 때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집중돼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은 종목일수록 수익률이 높았다. 수요예측 경쟁률 100대 1 이하 종목의 상장일 평균 수익률은 5.6%였지만 500대 1 이상 종목은 수익률이 58.1%나 됐다. 같은 이치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 경쟁률이 높을수록 수익률도 강세를 보였다.
주식발행실적보고서에서 기관투자자의 주식 의무보유 기간도 확인해야 한다. 상장 후 기관 물량이 쏟아지면 대개 주가가 하락하는 만큼 개인투자자로선 어느 시점에 기관 물량이 나올지 미리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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