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인생
글로리아 스타이넘 지음ㆍ고정아 옮김
학고재ㆍ440쪽ㆍ2만원
그에게 여행이란 일상에 지쳐 잠시 집을 떠나는 일이 아니다. 여행은 일상이자 인생이었다. 집에서 연이어 머무른 날이 8일에 불과하다는 83세의 ‘페미니즘 거인’이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자신의 이야기를 엮어 책으로 펴냈다. ‘길 위의 인생’은 최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여성 시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사회적 활동을 이어 가고 있는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구상에서 집필까지 20년에 걸쳐 쓴 회고록이다. 매년 가을 차에 가족을 태우고 전 미국을 누빈 아버지로 시작되는 개인적 이야기부터 1977년 휴스턴 전국 여성회의 등 20세기 여성운동의 뒷이야기, 루스벨트부터 오바마에 이르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스타이넘은 독자들을 여행으로 부추긴다. 지금껏 모험은 압도적으로 남성들의 영역이었지만 여성들도 “말 그대로 길을 여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유엔 양성평등 친선대사인 배우 에마 왓슨이 페미니즘 독서클럽에서 첫 번째로 추천한 책이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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