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이어 日정치 지지율 2위
도의회선거 앞두고 영향력 확대
자민당의 ‘연대 추파’ 뿌리쳐
일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인기를 위협할 존재가 있다면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ㆍ여) 도쿄도(東京都)지사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아베 다음으로 2위권인 그가 올 여름 도쿄도의회선거를 앞두고 파죽지세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자민당마저 연대의 추파를 던지고 거절당하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고이케 지사는 작년 7월 도쿄지사 선거에서 자민당 측 후보를 이기고 당선됐다. 1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에 따르면 올해 도쿄예산안 심의가 시작된 가운데 자민당은 코이케 지사와 대립해온 태도를 바꿔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간사장인 다카기 게이(高木啓) 도의원은 대표질문에서 “의원보수 삭감 등 도의회 개혁의 성과를 도민들이 체감했으면 좋겠다”면서 개인도민세의 10% 감액을 제안했다. 고이케의 잇딴 개혁정책에 자민당도 동참한다는 의도였지만 돌아온 반응은 차가웠다.
고이케 지사는 “그럴 경우 고액소득자일수록 감세액이 커진다. 세금의 공평성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일축했다. 지난해 12월엔 고이케 측이 자민당을 겨냥해 일종의 ‘쪽지예산’인 ‘정당부활예산’을 폐지하자, 자민당이 대표질문 내용을 도지사에게 미리 알려주던 관례를 깨는 보복에 나선 바 있다. 그런 자민당이 돌변한 것은 7월 도의회선거에서 고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이케 지사는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독자지역정당 ‘도민우선모임’을 내세워 단독과반수 확보를 노리고 있다. 고이케와 대립하는데 선봉에 섰던 우치다 시게루(內田茂) 전 도의회간사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양측의 갈등을 피하려는 의도다. 인기가 치솟는 고이케와 대결에서 현재로서는 승산이 서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반면 고이케 지사 측은 자민당과의 연대에 부정적이다. 자민당을 적으로 삼는 게 ‘도쿄개혁’ 구호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공명당에 대해선 우호적으로 연대를 모색 중이다. 연립여당의 분열을 유도하는 것이다. 민진당 역시 예산안에 찬성하며 ‘개혁을 막아온 자민당과의 싸움을 함께 하겠다”고 줄을 선 상황이다.
고이케는 이미 지난달 아베 총리와의 대리전으로 불린 도쿄 지요다구청장선거를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7월 지방선거는 도쿄 민심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아베의 중의원해산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추후 자민당 총재직까지 노린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보수진영의 새얼굴로 고이케 지사가 떠오를지 일본 정가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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