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의 한 IT업체 개발팀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 조대길(28)씨. 직업과 교육을 연계한 ‘일ㆍ학습 병행제’ 프로그램 수강생인 조씨는 낮에는 회사, 야간에는 한국폴리텍Ⅲ대학 춘천캠퍼스를 오가며 눈코 뜰새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지리정보시스템(GIS) 분야 등 원하는 분야에 취업해 곧바로 관련 분야의 이론과 실무교육을 받을 수 있어 개인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판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불리는 일ㆍ학습병행제가 기업 현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폴리텍Ⅲ대학 산학협력단이 주관하는 이 제도는 구직자를 협약 기업이 채용하면 대학이 이론 및 현장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업 입장에선 현장에 필요한 실무형 인재를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직자에게는 현장에서 실무중심의 학습을 할 수 있어 경력을 쌓고, 기업의 핵심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자격증을 따는 등 스펙을 쌓기 위한 시간을 절약해 주는 것도 이 제도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일ㆍ학습병행제 참여업체인 ㈜지오멕스소프트 권은선 경영기획팀 차장은 “실무와 이론교육간 격차를 해소하는 효과가 가장 크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학습근로자를 지켜본 결과, 실무인재를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현재 강원 영서권 65개 업체가 일ㆍ학습 병행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참여기업에 학습근로자 1인당 매월 훈련지원비 최대 40만 원 등 연간 1,200여 만원을 지원한다. 김인배 한국폴리텍Ⅲ대학장은 “맞춤형 인력을 키워낼 수 있는 일ㆍ학습병행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와 구직자간의 괴리감을 크게 줄여주고 있다”며 “이를 통해 스펙이 아닌 능력이 우선 시 되는 사회가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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