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남성 동성커플도 대리모에게서 얻은 자녀에 대한 친권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1일 이탈리아 매체 더로컬에 따르면 트렌토 항소법원은 지난달 23일 미국인 대리모를 통해 얻은 7세 자녀들의 법적 아버지로 인정해달라는 동성커플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재판에서는 미국에서 발행된, 두 아빠를 명시한 자녀의 출생 증명서가 이탈리아에서도 유효한지가 주요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부모 관계는 생물학적 요인만이 아닌 양육 책임 여부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원고 측 손을 들어 줬다.
이탈리아 법원이 생물학적 아빠뿐 아니라, 그의 동성 파트너까지 ‘두 번째 아빠’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법원 측도 “중대한 판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동성부모 권리 옹호 단체인 ‘무지개 가족’의 마리레나 그라사도니아 대표는 “동성 커플의 육아에 관한 명확한 법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중요 판례가 될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더로컬은 이탈리아 법률이 대리모를 이용한 부모에게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만유로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판결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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