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20% 증가 432억달러
2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 등 주력품목이 호조를 보이면서 2월 수출이 5년 만에 최고 실적을 냈다. 우리 수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4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5년 2개월 만이다. 2년 연속 감소세에 맥을 못 추던 우리 수출이 회복세로 접어든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통관 기준)이 작년 2월보다 20.2% 증가한 432억달러(약 48조8,000억원)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20.2%의 수출 증가율은 2012년 2월(20.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1월(11.2% 증가)에 이어 2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도 2011년 9월 이후 5년5개월만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초 수출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아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높아 보이는 기저효과가 있긴 하지만 2월 수출액이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수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실적은 반도체가 주도했다. 지난해 2월보다 무려 52.2% 증가한 64억달러를 수출하며 1월에 이어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D램 가격이 꾸준히 오른 덕이 컸다. 석유화학 제품은 수출단가 상승과 생산능력 확대로 2014년 10월 이후 최대 수출실적(38억1,000만달러)을 기록했고 휘발유 윤활유 등 석유제품 역시 단가 상승과 마진 확대로 2015년 7월 이후 최대 실적(28억9,000만달러)을 나타냈다. 이밖에 철강, 평판 디스플레이, 컴퓨터, 일반기계, 자동차 등 13대 수출 주력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다만 선박, 무선통신기기, 가전 수출은 여전히 부진했다. 유망품목 중에서는 화장품이 중국 수출 급증으로 83.1%의 증가율을 기록, 역대 2위 월간 수출 실적(4억1,000만달러)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중국, 일본, 독립국가연합(CIS), 인도, 유럽연합(EU) 수출 증가가 이어졌고, 미국과 중남미 지역 수출도 증가세로 전환했다. 특히 베트남은 반도체와 석유제품 수출 호조로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중국 수출도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360억달러로 23.3% 늘었지만, 무역 수지는 72억달러 흑자로 6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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