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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의 10% 구경도 못하고 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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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의 10% 구경도 못하고 떼였다

입력
2017.03.0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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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ㆍ준조세 월평균 42만원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의 실질소득이 뒷걸음친 가운데서도,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조세와 준조세 지출은 크게 늘었다. 가계가 각종 세금이나 연금, 사회보장 비용 등 피해갈 수 없는 지출에 쓴 돈은 벌어들인 돈의 10%에 달했다.

1일 통계청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계가 지출한 경상조세는 월평균 14만3,300원으로 2015년에 비해 3.4% 증가했다. 경상조세란 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 정기적으로 내야 하는 세금을 뜻한다. 지난해 가계의 월평균 소득 증가율이 0.6%에 그쳤고,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되레 0.6% 감소했음에도 세금 관련 지출은 크게 증가한 셈이다. 다만 양도소득세와 부동산 취ㆍ등록세 등 특정한 일이 있어야만 발생하는 비경상조세 지출(월평균 1만5,500원)은 전년 대비 8.4% 감소했다.

지난해 가계가 조세에 지출한 액수는 월평균 15만8,000원이었다. 조세지출이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였는데, 두 수치 모두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가계의 조세지출이 늘어난 덕에, 지난해 정부가 거둬들인 국세수입(242조6,000억원)은 2015년에 비해 24조7,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지출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조세와 마찬가지인 준조세 관련 지출도 늘었다. 지난해 가계가 연금에 쓴 월평균 지출액(13만300원)은 4.2% 증가했고, 각종 사회보험에 지출한 액수(월평균 13만3,600원)도 3.8% 늘었다. 조세와 준조세를 합치면 월소득 중 42만3,000원을 구경도 못해보고 바로 떼인다는 얘기인데, 이는 가계 월평균 소득(439만9,000원)의 9.6%에 이른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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