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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우려? 어쨌든 올해 K리그 ‘대세’는 ‘강원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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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우려? 어쨌든 올해 K리그 ‘대세’는 ‘강원FC

입력
2017.02.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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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다 안정적인 전세집을 택할 때 강원FC는 거액을 대출받아 집을 산 셈이다.”

프로축구 강원FC의 행보를 빗댄 말이다. K리그 개막(3월4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가장 주목 받는 팀은 FC서울이나 전북 현대, 수원 삼성 등 전통의 명문 클럽이 아니라 지난 시즌 챌린지(2부)에서 막 승격한 강원이다. 강원을 보는 시선은 크게 ‘기대’와 ‘우려’로 엇갈린다.

지난 23일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강원 정조국(왼쪽)이 구단의 올 시즌 유니폼을 선보이는 모습. 작년 득점왕 정조국은 올해 강원의 핵심 공격수로 꼽힌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23일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강원 정조국(왼쪽)이 구단의 올 시즌 유니폼을 선보이는 모습. 작년 득점왕 정조국은 올해 강원의 핵심 공격수로 꼽힌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신선한 행보

승격 팀들은 그 해 1부 잔류를 목표로 삼기 마련이다. 하지만 강원은 고정관념을 깼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3위 이내 진입)을 꿈꾼다. 월드컵 국가대표 출신 이근호(31)를 시작으로 오범석(33), 문창진(24), 김승용(31),이범영(28) 등 전ㆍ현직 국가대표를 잇달아 데려왔다. 지난 시즌 득점왕 정조국(33) 영입이 화룡점정이었다.

강원FC는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를 축구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설작업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원FC 제공
강원FC는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를 축구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설작업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원FC 제공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타워 축구장 전경. 강원FC 제공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타워 축구장 전경. 강원FC 제공

패러다임도 바꿨다. 강원은 올 시즌 홈 전 경기를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타워에서 소화한다. 스키점프대와 폭포, 올림픽 음향 시설을 겸비하고 있어 최고의 관람 환경이라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은 서울, 춘천, 원주, 강릉, 진부, 횡계 등 6개 노선 왕복 순환 버스로 해결할 복안이다. 지난 16일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 평창 1차 대회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제설 작업에 들어가 1만 톤에 달하는 눈을 치우고 있다. 강원은 오는 4일 상주 원정에 이어 11일 서울과 홈 개막전을 치르는데 이 때 하얀 설원에서 푸른 잔디로 변신한 경기장을 볼 수 있다.

입장권도 상대 팀에 따라 차등 책정했다. 전북, 서울, 수원 등 인기 팀과 홈경기는 A등급으로 가장 비싸고, 군(軍) 팀 상주는 C등급, 나머지 팀들은 B등급으로 가격이 다르다. 기존 K리그 구단들이 시도해보지 않았던 신선한 발상이다.

강원FC 입장권 가격 정책. 강원FC 제공
강원FC 입장권 가격 정책. 강원FC 제공

재정 뒷받침 될까

반면 스타 선수의 이적료와 연봉, 수당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생긴다. 강원의 작년 예산은 65억 원 수준. 올해는 3배에 달하는 200억 원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강원은 올 겨울 이적과정에서 발생한 에이전트 수수료를 여름 이후 지급하기로 했다. 한 에이전트는 “수수료를 늦게 받는 게 달갑지 않지만 오랜만에 프로축구에서 투자를 하는 팀이 강원 아니냐. 대의적인 차원에서 상당수 에이전트들이 나중에 수수료를 받기로 양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강원의 재정 불안을 나타내는 지표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모 구단 사무국장은 “프로축구 활성화를 위해 강원의 성공을 바란다. 하지만 강원의 실패는 단지 한 구단의 실패가 아니라 K리그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걱정스럽게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태원 강원 부단장은 “지금까지 재정 문제가 겉으로 드러난 적이 한 번도 없다. 팩트 없이 의구심만 갖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에이전트 수수료에 대해서도 서 부단장은 “많은 현금이 연 초에 한꺼번에 나가야 해서 에이전트들에게 양해를 구한 건 맞다. 하지만 들쭉날쭉하던 에이전트 수수료를 우리 구단만큼은 내규로 정해 앞으로 정확하게 처리하자는 과정이기도 하다”며 재정 문제로 확대 해석할 일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호성적→관중유입→스폰서 유치

강원이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 받기 전까지는 일정 기간 이런 시선과 계속 싸워야 할지 모른다. 구단은 이를 위해 시즌 초반 경기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 부단장은 “구단 사무국은 성적과 관계없이 매 월 지출 계획을 세워놨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강원의 뚜껑을 연 모습을 궁금해 한다. 뛰어난 성적이 많은 관중으로 이어지고 스폰서 유치로 연결되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K리그에 단 한 번도 도시민구단이 제대로 정착한 선례가 없다. 우리가 만들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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