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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버스회사, 공항버스 요금인하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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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버스회사, 공항버스 요금인하 줄다리기

입력
2017.02.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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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시간 줄고 고객 4배 늘어”

1000~4000원 인하 추진에

업계 “서비스 질 월등” 반발

특정인에 노선 특혜설 소동까지

#이달 초 중국 칭다오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김영민(49ㆍ경기 수원시)씨는 인천공항을 오갈 때 공항버스를 이용했다. 아내와 초ㆍ중학생인 자녀 3명을 포함, 5명이 공항을 오가면서 낸 요금은 1인당 2만4,000원씩 모두 12만원. 김씨는 “웬만한 항공권 가격과 맞먹어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외 출장이 잦은 김기훈(43ㆍ경기 고양시)씨는 인천공항까지 매번 공항버스를 탄다. 승용차를 가져가면 하루 1만2,000원(장기)의 주차료를 별도로 내고 출국장까지 10여분 걸어 이동해야 하는 게 불편해서다. 김씨는 “왕복 1만6,000원이면 갈아타는 것 없이 앉아서 공항을 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싼 만큼 편리하다는 것이다.

공항버스 요금이 적절한지를 두고 경기도와 업계ㆍ시민단체가 팽팽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가 운송 수지를 분석, 요금을 내리겠다는 칼을 빼 들자 영업이익 축소를 우려한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매번 올리는 시내버스 요금부터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도는 4월부터 공항버스 요금을 1,000~4,000원 인하하기로 하고 노선별 운송 수지를 분석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또 내년 6월까지 공항버스 한정면허를 회수, 신규 공모한다. 한정면허는 교통수요가 불규칙한 노선의 운송사업자에게 발급하는 면허다. 수지 예측이 쉽지 않다는 측면을 고려, 사업자가 요금을 정할 수 있다. 한정면허를 보유한 경기도 내 공항버스 업체는 ㈜경기고속과 경기공항리무진㈜, 태화상운㈜ 등 모두 3곳으로, 20개 노선에 152대의 공항버스를 운행 중이다. 권역별 단일요금제를 통해 김포공항은 6,000원, 인천공항은 8,000~1만2,000원을 받는다. 업체들의 2015년 기준 연평균 수익률은 37%였다.

경기도는 2001년 인천공항이 문을 열 당시보다 도로여건 개선 등으로 운행시간이 40분 줄고, 이용객은 4배나 증가했다며 요금 인하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유가도 22%나 떨어졌다고 했다.

반면 업계는 일반 교통수단과 달라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넓은 좌석, 승ㆍ하차 보조요원 추가 배치 등 서비스 질이 월등하다는 것이다. 서민의 발인 시내ㆍ외, 광역버스 요금은 오히려 매번 올리면서 공항버스 요금만 조정에 나서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정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노건형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사무처장은 “최소 수백만 원씩 쓰는 공항 이용객을 걱정하는 이상한 도정”이라고 했다. 남경필 지사의 동생(52)이 운영하는 버스회사에 수익률이 높은 공항버스 노선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에 남 지사의 동생이 “내년 한정면허 공모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하는 일까지 있었다.

배상택 경기도 버스정책과장은 “버스업체 간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괄적으로 요금을 내리지는 않고, 노선별로 수익성 등을 분석해 조정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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