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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름에 “福 부르는 산불 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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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름에 “福 부르는 산불 놓겠다”

입력
2017.02.2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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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새별오름 들블축제

올해 20번째 거대한 불쇼 예정

액운 태우기 등 옛 목축문화 반영

“3월 4일 오후 산에 불을 놓겠습니다.”

제주시가 ‘방화(放火)’를 예고했다. 장소는 애월읍 새별오름이다. 방화(防火)를 해야 할 자치단체가 되레 불을 지르겠다니, 무슨 얘기인가 싶겠지만 제주시가 화산지대에 놓겠다는 불은 국내 유일의 불 축제인 제주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 행사를 말한다. 오름을 시뻘겋게 불로 물들일 이 불은 화(禍)를 내쫓고 복을 부르는 ‘계획된 산불’이다.

제주 사람들의 삶과 풍습을 엿볼 수 있는 제주들불축제가 3월 2~4일 새별오름에서 열린다. 이 축제는 제주의 옛 목축문화에서 유래했다. 제주 사람들은 중요한 노동수단인 말과 소를 중산간 야초지에 방목하며 길렀는데, 늦겨울에 방목지의 해묵은 풀을 태우고 쥐와 해충의 알을 없애기 위해 산 여기저기에 불을 놓던 풍습이 있었다.

시가 이런 특유의 목축문화를 들불축제로 현대화한 게 1997년이었다. 매년 연 인원 35만명이 축제 현장을 찾을 정도로 제주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로 20번째인 이 축제의 주제는 ‘들불의 희망, 세계로 번지다’이다. 들불을 놓아 액을 태워 없애고 모두 복을 받자는 기원의 확장인 셈이다. 그만큼 올해 행사는 다채롭게 펼쳐진다.

우리나라 유일의 ‘불’ 축제인 제주들불축제가 ‘들불의 희망, 세계로 번지다’를 주제로 다음달 2일 개막한다. 사진은 새별오름에서 진행된 오름 불놓기 행사 모습. 제주시 제공.
우리나라 유일의 ‘불’ 축제인 제주들불축제가 ‘들불의 희망, 세계로 번지다’를 주제로 다음달 2일 개막한다. 사진은 새별오름에서 진행된 오름 불놓기 행사 모습. 제주시 제공.

실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2일 서막 행사에서는 들불축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제주 탄생 신화 발상지인 제주시 삼성혈에서 들불불씨 생성 제례가 봉행된다. 들불불씨는 제주시청으로 옮겨진 뒤 성화대에 안치되고, 다음날 시민들이 참여하는 봉송행사를 거쳐 주행사장인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에 설치된 성화탑에 점화된다.

3일 새별오름에서 진행되는 개막식에서는 제주향교 주재로 축제 성공기원 들불 희망 기원제를 비롯해 희망기원 대통합 줄다리기, 제주어 골든벨, 새별오름 꼭대기 콘서트, 희망 달집 만들기 경연대회, 세계문화도시 특별공연 등이 열린다.

4일에는 새별오름 정상에서 화산불꽃쇼가 진행되고, 대형 달집 점화 등에 이어 축제 하이라이트인 오름 전체를 태우는 오름 불놓기 행사가 진행돼 장관을 연출하게 된다. 축제 마지막 날인 5일에는 새 봄 맞이 묘목 나눠주기 행사, 제주음식축제, 평화의 달집 태우기 등이 마련된다.

고경실 제주시장은 “제주들불축제는 올해 성년을 맞아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재단장했다”며 “제주의 색과 멋, 맛과 정을 듬뿍 담아 축제 참가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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