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군이 금강송군락지를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하기로 했다. 군락지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올 연말쯤 정부추천을 받아 유엔에 신청한다는 복안이다. 임광원(67ㆍ사진) 경북 울진군수는 “울진금강송숲은 수탈의 역사 속에서도 국가와 주민들의 노력으로 지켜온 소중한 농업유산”이라며 “험난한 산간지역 주민들의 생활상과 역사, 문화를 오롯이 간직해 온 만큼 세계중요농업유산(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 GIAHS)으로 등재해 세계의 금강송숲길로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_세계중요농업유산이란 무엇인가.
“오랫동안 형성ㆍ진화시켜와 보전ㆍ유지하고 전승할만한 가치가 있는 전통적 농어업활동과 시스템, 그 결과로 나타난 농어촌경관 등을 말한다. 2002년 유엔세계식량농업기구(FAO) 주관으로 생긴 제도로, 우리나라에선 2014년 청산도 구들장논과 제주밭담이 등재됐다.
_어떻게 등재할 것인가.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 1ㆍ2리와 전곡리, 북면 2개 리 총 14만1,896㎡ 지역이 지난달 국가중요농업유산 7호로 지정됐다. 여세를 몰아 올 연말 정부 추천을 받아 FAO에 신청할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FAO신청에 필요한 세부사안 등을 협의하겠다.”
_울진금강송군락지 특징은.
“금강산, 태백산을 중심으로 많이 자라는 금강송이 밀집해 있다. 금강송은 남쪽지방일반 소나무와 비교해 수형이 곧고 목질이 단단해 예로부터 건축자재 등으로 인기가 높았다. 울진금강송군락지는 조선숙종 6년(1680)부터 산지기를 두고 관리했다. 1959년 국내유일의 육종림으로 지정되었고, 1985년 천년보호림, 2001년 산림유전자원보호림 등으로 지정됐다. 수령 200년 이상 8만 그루, 520년 보호수 2그루, 350년의 미인송 등 1,280만 그루의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_소나무숲인데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이유는.
“이미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다. 한반도에선 흔치 않은 산림생태계를 이루고 있고, 군락지 전체가 국토환경성 1등급지역이다. 산양과 수달 삵 단비 등의 다양한 멸종위기동식물과 한국특산종들이 서식하고 있다. 국내 최대 산양 서식처이기도 하다. 선조들이 송이나 복령, 기타 산나물 등 각종 산약초를 채취해 생계를 유지했고, 영동-영서지방의 물자를 짊어 나르던 옛길과 산촌주막 등이 곳곳에 남아 있다. 덕구온천 낙동정맥트레일길 왕피천 유역생태탐방둘레길 해파랑길 등이 있어 국내최고의 생태관광등산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_향후계획은.
“울진금강송숲길의 가치를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체계적인 현지 조사와 자료정리, 보전 대책 등을 수립해 시행하겠다. 향후 3년간 15억 원을 들여 산지농업시스템 관련 보전 및 관광자원 활용방안을 연구하고, 환경개선, 브랜드가치 제고 등을 추진하겠다.”
이정훈기자 jhlee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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