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MWC 개막 무대 올라
“선수시점에서 경기 즐기고 새 미디어 패러다임 만들 것”
이미 공개한 ‘평창 규격’ 바탕
올림픽 기간 가상-증강현실 실험
“2019년, KT는 세계 최초로 5세대(5G) 서비스를 상용화할 것 입니다.”
황창규 KT 회장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 개막 무대에 올라 “5G는 단순히 네트워크를 향상시키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4개국 2,200여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몰려들어 각자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에서 ‘세상에서 시기적으로 가장 이른 5G 상용화’를 공언한 것이다. MWC 주최측이자 글로벌 1,000여개 이동통신 및 모바일 기업들로 구성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예상한 5G 상용화 시기(2020년)를 1년 앞당기겠다는 당찬 포부인 셈이다.
이날 황 회장이 연단에 오르자 뒤편의 무대 화면에서는 설원과 빙상 위의 스포츠 경기가 펼쳐졌다. 눈 바람을 맞으며 질주하는 선수의 시점에서 보는 봅슬레이 경기, 공중 회전 중인 피겨 스케이팅 선수의 움직임을 원하는 각도에서 돌려보는 영상까지 모두 KT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일 5G 기반 첨단 서비스들이다. 2018년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부터 2019년 정식 상용화까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신속ㆍ정확하게 이뤄가겠다는 것이 KT의 5G 청사진이다. 황 회장은 “5G로 선수와 똑같은 시점으로 경기를 즐기고 실제 선수와 함께 뛰는 듯한 생생함을 전달하는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지난해 6월 한국통신학회 하계종합학술대회에서 ‘평창 5G 규격’을 공개한 바 있다. 이 규격을 바탕으로 오는 9월까지 강원 평창과 정선, 강릉 등 올림픽이 열리는 지역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 네트워크 위에 가상현실(VR) 생중계, 증강현실(AR) 길안내 등 각종 서비스를 얹는 실증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동통신 기술은 한 단계 진화할 때마다 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가 전 세계 공통 규격을 결정하게 되는데, 공식적인 실증 사례가 많을수록 3GPP가 해당 규격을 채택할 확률이 높아진다. 3GPP 채택으로 호환성을 확보하게 되면 한발 앞선 대규모 상용화와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 5G 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 서비스(23조9,777억원), 모바일 기기(13조4,345억원), 네트워크 장비(3조7,462억원) 등 2026년 국내 5G 시장 규모는 4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가 예상한 2035년 전 세계 5G 경제효과는 12조3,000억달러(약 1경3,000조원)다. 국내의 경우 1,200억달러(약 137조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96만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게 IHS의 예측이다.
황 회장은 5G 상용화를 통해 일상에서 생겨날 변화들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이 전의 네트워크와는 달리 5G는 빠른 속도뿐 아니라 끊김 없는 연결성, 방대한 데이터 전송 용량과 더불어 ‘지능화’까지 보장돼야 한다”며 “오차 범위를 1m 이내로 좁히는 3차원 위치탐지기, 각종 해킹을 막는 지능형 보안 솔루션 등이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능화된 네트워크는 인공지능(AI)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토대라는 점도 강조했다. 황 회장은 “모든 것이 5G 네트워크로 연결되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빅데이터가 형성된다”며 “네트워크와 빅데이터, AI, 사물인터넷(IoT) 등이 서로 결합하면서 진화를 거듭해 기존의 산업과 시장을 완전히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황 회장을 비롯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등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5G 미래상 등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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