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타선 부활 조짐을 확인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본격적인 실전 모드에 돌입한다.
대표팀은 27일 미국에서 귀국한 마무리투수 오승환(35ㆍ세인트루이스)이 28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호주와 평가전부터 합류해 ‘완전체’를 이루게 된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남은 평가전에서 오승환을 1이닝 정도 던지게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승환이 귀국 직전 소속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등판했다가 1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맞긴 했지만 시범경기일 뿐이고 첫 등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발돋움한 오승환이 마운드의 마지막에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선발과 불펜투수 모두 부담을 덜게 됐다.
따라서 김 감독은 내달 6일 대회 개막까지 남은 기간 마운드 운용에서 실전과 똑 같은 리허설을 치를 계획이다. 대표팀의 남은 평가전은 28일 호주전과 상무(3월2일), 경찰청(3월4일) 등 3경기다. 우선 선발투수의 1라운드 한계 투구수(65개)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원투펀치’인 장원준(두산)과 양현종(KIA)을 한 차례씩 더 내보낼 계획인데 다음 등판 때는 투구 수를 65개 내외로 끊을 예정이다. 규정에 따라 4일 강제 휴식을 하더라도 65개를 넘기는 상황까지 테스트해볼 수도 있다. 현재 로테이션대로라면 3월6일 이스라엘과 첫 경기 등판이 예고된 장원준이 2일 상무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오승환과 함께 아직 한 번도 던지지 않은 임창용(KIA)도 남은 평가전에서 1이닝 정도 소화한다.
다양한 조합을 꾸려 봤던 타선 역시 28일 호주전부터는 어느 정도 고정 선발 라인업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최형우(KIA)가 부진 중이고 손아섭(롯데)이 최고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외야 교통 정리에 대해 김 감독은 “최형우도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최형우와 이용규, 손아섭, 민병헌까지 당일 컨디션과 여러 상황을 종합해 선발 투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외적으로도 3월1일부터는 WBC 조직위원회(WBCI) 관리 체제로 들어간다. 현재 서울 독산동의 한 호텔에서 합숙 중인 선수단은 28일 호주전을 마친 뒤부터는 조직위가 지정한 강남의 특급호텔로 이동해 1라운드 A조 예선을 치르는 이스라엘, 네덜란드, 대만 선수단과 함께 묶는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선수단은 28일, 대만은 3월1일 입국한다.
한편 미국의 스포츠전문 매체인 팬래그스포츠는 한국이 홈 이점 덕에 1라운드는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팬래그스포츠는 27일 대회 참가국을 소개하고 성적을 전망하는 'WBC 프리뷰'에서 한국 대표팀을 상세히 다뤘다. 이 매체는 1, 2회 대회 이후 다시 한국 대표팀을 맡은 김 감독에 대해서 “두 번의 WBC에서 12승 4패를 거두며 한국을 매우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주목할 만한 선수로는 최형우와 양현종, 장원준, 손아섭을 꼽았다.
이 매체는 한국의 이번 대회 성적에 대해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대거 빠졌지만 고척 스카이돔에서 뛰는 이점 때문에 2라운드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을 네덜란드와 함께 2라운드 진출이 유력한 팀으로 본 것이다. 다만 “이스라엘이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더라도 과거 대회 때처럼 오래 머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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