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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4개 회사로 분할 독립…임시주총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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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4개 회사로 분할 독립…임시주총 승인

입력
2017.02.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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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27일 울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를 조선ㆍ해양, 전기ㆍ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4개 법인으로 나누는 사업분할 안건을 처리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4월부터 6개의 회사로 쪼개져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4월 1일자로 현대중공업(조선ㆍ해양ㆍ엔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 등 4개의 개별회사로 전환된다. 앞서 작년 12월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그린에너지가 현대중공업 계열사로, 선박 통합서비스사업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가 현대로보틱스 계열사로 각각 편입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분사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보게 됐다. 이번 분사로 7조원이 넘는 차입금 중 3조원 이상을 분할되는 회사에 나눠서 배정하면 3조9,000억원 수준으로 차입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작년 말 106%이던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은 95% 수준으로 낮아진다. 그렇게 되면 차입 여건이나 신용도가 개선되고 해외 수주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사업분할로 2만3,000여명에 달하는 현대중공업의 인력 가운데 20%인 4,000~5,000명이 분사되는 회사로 옮겨간다. 이들은 고용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소속은 현대중공업에서 각 분할회사로 변경된다. 현대중공업이 4,000여명의 인력 구조조정을 한 것과 마찬가지다.

분할되는 회사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은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다. 2016년 매출이 2조1,0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알짜 사업부'다. 임직원 수는 약 2,600명이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은 미국 에너지 규제완화에 따른 수요 증가, 아시아 신흥시장 개발에 따른 시장 확대, 중동의 유가 회복세 등에 힘입어 시장별 신규 고객 개발 등을 통한 수주 확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곳은 현대건설기계다. 작년 매출 2조1,000억원에 임직원 수는 약 1,200명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볼보건설기계코리아에 이어 국내 건설장비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건장사업부의 주요 제품인 중대형 굴삭기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수요 둔화 속에서도 세계 시장 점유율 7.2%를 기록했다.

현대로보틱스는 2015년 7월 엔진기계사업부에서 분리돼 규모는 작지만 국내 유일 산업용 로봇을 독자 개발해 생산 중이고 첨단의료용 로봇의 상용화도 앞두고 있어 전망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 2,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임직원 수는 약 300명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주총 승인을 얻은 4개 기업의 상장을 5월에 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주식은 3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거래가 정지되며, 재상장되는 현대중공업과 신설 회사의 주식은 5월 10일부터 거래가 가능하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업분할 안건 통과는 원천 무효”라고 반발하며, 전면 파업 지침을 내렸다. 또 현대중공업 노조는 ‘4사 1노조’로 임단협 등 교섭을 회사 측과 벌이겠다는 입장이지만, 현대중공업은 수용 불가 입장이어서 분사 이후에도 노사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전망이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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