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가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했다. 고령화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27일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진료비를 분석해 만든 ‘건강보험 주요통계’와 ‘진료비 통계지표’를 발표했다.
두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심사 진료비는 64조6,623억원으로 2015년(58조170억원)보다 11.45% 증가했다. 건보 심사 진료비가 60조원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심사 진료비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지만 한 해 만에 10%가 훌쩍 넘는 증가세를 보인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진료비가 증가한 원인으로는 4대 중증질환(암ㆍ심장ㆍ뇌혈관ㆍ희귀난치질환)의 보장성 확대와 임플란트 등 치과 급여 확대, 선택진료 개선 등으로 건보 보장성이 높아진 것 등이 꼽힌다. 지난해 4대 중증질환 진료비는 14조9,369억원으로 2015년보다 1조9,870억원 증가했고, 임플란트 등 치과 진료비 역시 5,912억원 증가한 3조1,857억원을 기록했다.
고령화 역시 진료비 증가를 견인했다. 고연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진료비는 지난해 24조9,896억원으로 2015년보다 12.5%(2조7,715억원)이나 증가 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가운데 건보가 적용되는 인구 수는 645만명으로 전체 적용 인구의 12.7%를 기록했다. 전체 적용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는 2010년 10.2%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들의 월 평균 진료비는 32만8,599원으로 전년 대비 3만2,840원 증가했다.
이른바 ‘빅5’병원(서울아산ㆍ서울대ㆍ삼성서울ㆍ신촌세브란스 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사실도 이번 통계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이 빅5 병원에 지급한 급여비는 3조838억원으로 전년 대비 22.8%나 증가했다. 이는 약국을 제외한 전체 의료기관에 지급된 급여비의 8.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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