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을 재정자립 기반 원년으로”
“2017년을 사회복지사업 재정자립을 위한 기반 조성의 해로 삼겠습니다.”
횃불나눔재단 등 10개 복지단체들이 모인 사회복지단체연합의 정건 총괄대표(56)가 밝힌 올해 목표다.
사회복지법인을 만든 설립자 또는 소수의 발기인들이 주머닛돈을 털어 운영하는 것은 한시적인 조치일 뿐이지 지속성을 갖기엔 주는 쪽이나 받는 쪽 모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
“그동안 복지단체를 설립, 운영해 오신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정말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10~20년간의 봉사는 물론 사재를 털어 평생을 복지사업에 몸 바치신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 독지가들로 인해 우리 사회는 한층 밝아지고, 나눔의 공동체정신이 깊어지게 됐다는 것이 정건 총괄대표의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봉사에도 한계가 있음은 물론 더 이상의 희생을 요구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사회복지 문제는 우리가 함께 풀어야할 공동의 숙제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보편적 복지처럼 정부나 지자체에 건건 마다 도와달라고 손 내밀기가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복지단체 스스로의 자활능력이 없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보는 시각 때문에 국민적 동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어느 정도의 재정자립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예산정책이나 이를 심의하는 국회의 정책과정만 봐도 복지단체 스스로의 재원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나 다름없다는 것.
◇ 지원대상자는 느는데 예산은 줄어
전국에 250만 명에 이르는 장애인복지 분야를 보자. 금년도 장애인복지예산을 지난해 예산과 비교하면 오히려 1.2%가 감소했다. 최소한의 물가상승률도 반영하지 못해 장애인의 복지수급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장애인활동 지원사업 대상자도 지난해 6만3,655명에서 올해는 6만3,000명으로 줄어들었다. 장애인에 대한 일반형 일자리지원 사업 대상자 역시 지난해 4,746명에서 올해는 3,221명으로 32.1%나 감소했다. 장애인 기초수급자 장애수당이나 장애아동 수당도 줄어들기는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장애인활동지원 예산이 지난해 5,220억 원에서 금년 5,165억 원으로 오히려 1.1%나 감액되었습니다. 그러니 정부가 대상자를 665명이나 축소 계상했겠지요. 하지만 전국적으로 지원대상자 수는 크게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건 총괄대표의 안타까움이다. 현재 만6세 이상 만65세 미만 1급 장애인만 활동지원 대상자로 지원받고 있는 실정인데, 사회복지단체가 일부나마 지원하고 있는 2-3급 중증장애인도 정부지원이 절실할 만큼 일상생활에 타인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이란 대소변조차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신변처리나 이동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중증장애인에게 장애유형별 또는 중증 정도별로 인정되어진 시간동안 활동보조인을 파견, 장애인의 욕구충족 및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일.
◇ 10개 복지단체 재정자립 뜻 모아
하지만 정부 예산으로는 1급 장애인들조차 모두 지원하지 못하는 처지여서 2-3급 장애인까지 지원혜택을 달라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것.
이 같은 복지 사각지대를 그동안 전국의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들과 독지가들의 후원으로 대처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희망자 모두를 지원하기에는 역부족이었음은 물론, 장기 안정적인 지원체제 구축을 위해 복지단체의 재정자립을 위한 기반조성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3년 전 10개 사회복지 단체들이 내규를 정해 사회복지법인횃불나눔재단의 정건 중앙후원회장을 총괄대표로 합의 추대한 이유도 바로 “복지단체의 재정자립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뜻이었다.
그렇게 모인 사회복지 단체들은 ▷함께 잘사는 장애인운동본부(대표 김성술) ▷세계장애인문화복지진흥회(대표 이송자) ▷한국자동차후유장애인협회(대표 이진우) ▷북한민주화위원회(대표 홍순경) ▷사회복지법인 횃불나눔재단(대표 전병권) 등.
여기에 한국의 전통 고유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국사광복운동중앙회(대표 박광대) ▷국제다문화협회(대표 양희철) ▷전통인술보존회(대표 문재주) ▷국제특공무술연합회(대표 박노원)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대표 허혜숙) 등의 단체도 함께 하고 있다.
정건 총괄대표가 고객만족 대상 사회복지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이유 역시 복지단체 스스로가 추진할 수 있는 자활 자력사업을 개발,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불우이웃 돕기 OECD꼴찌로 인색
정건 총괄대표는 40대초부터 그의 고향인 경남 거창 지역사회는 물론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춘 복지법인을 통해 불우이웃 돕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져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사회복지법인횃불나눔재단의 전국후원회장을 5년 전에 맡은 이후 지원사업에 적극 나서게 됐다. 그 스스로는 “별로 한 일이 없다”고 하지만, 노인 자력사업 및 장애인복지 사업에 쏟아온 그의 노력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 10개 복지단체 관계자들의 말.
“우리나라 장애인복지예산 수준은 국제사회에서 꼴찌그룹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GDP대비 장애인복지 지출비중이 0.49%에 불과하지요. 이는 OECD국가 평균 2.19%의 4분의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34개 회원국 중 31번째로 낮다고 합니다.”
결국 정건 총괄대표가 10개 사회복지 단체들과 협의해 내린 결론은 복지기금 확충을 위해 골재채취 사업에 나서기로 한 것. 4년 전부터 추진한 국토부 감사원 법제처 수자원공사 등 관련기관과도 협의를 마친 상태다.
사업추진의 투명성을 위해서 10개 사회복지단체의 단일 협의체도 구성했으며, 이동수 민주평통상임위원, 정진항 한남대교수 등 사회지도층 인사 20여명도 고문단에 동참했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서도 수익의 20%를 합천댐 상류 골재채취 지역인 거창군의 지역복지기금으로 출자하기로 했다. 또한 채취골재 1루베당 1050원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을 지역발전기금으로 기탁한다는 방침이다.
유승철 뷰티한국 편집위원 cow242@beautyhankook.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