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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들은 장외 선동, 朴은 끝내 헌재 불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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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들은 장외 선동, 朴은 끝내 헌재 불출석

입력
2017.02.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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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우 변호사, 탄핵반대 집회서

‘탄핵 불복’ 의사 공공연히 밝혀

朴측 종합준비서면 제출도 안해

대리인 총사퇴 등 ‘극단카드’ 가능성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인 김평우 변호사(오른쪽)와 서석구 변호사.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인 김평우 변호사(오른쪽)와 서석구 변호사.

박근혜 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의 ‘판 흔들기’ 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의 주문에 비협조로 일관, 27일 최종변론마저 파행으로 치달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불출석 의사를 헌재에 통보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의 일부 변호인은 장외에서 선동성 변론으로 목소리를 높이면서 헌재 결정 불복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내는 실정이다.

26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대통령 대리인단은 대통령 경호 및 예우를 위해 박 대통령 출석여부를 밝혀달라는 헌재 요청에 이날 오후 6시30분쯤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대통령 본인이 직접 나와 밝힐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 최후 변론권을 포기한 것이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 배경 등 증인신문 등을 통해 제기된 여러 의문점들이 해소되지 못하게 됐다.

대통령 측은 이날까지 재판부가 요구한 종합준비서면을 제출하지 않았다. 종합준비서면은 그 동안의 주장과 증거, 증인신문 내용 등을 정리한 서류로, 재판부가 제시한 제출 기한은 지난 23일이다. 대통령 측은 “(박 대통령이) 영상 최후진술을 준비하느냐”는 본보 기자의 질문에 “대리인단의 관심사항이 아니다, 변론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바라본 청와대. 고영권기자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바라본 청와대. 고영권기자

이에 따라 최종변론에서 ‘각자 대리’를 표방한 대통령 대리인단 17명이 제각기 나서 장시간 변론을 펼치거나, 대리인단 총사퇴 카드를 꺼내는 극단적 선택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및 강일원 주심 재판관 폄훼와 내란 발언 등으로 헌재 심판정을 어지럽혔던 22일의 막장 변론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높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측의 일부 대리인은 25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서 헌재를 부정하는 자세를 공공연히 드러났다. 김평우(72) 변호사는 “탄핵사유 하나씩으로는 안 될 것 같으니 몽땅 섞어 몰았다”거나 “탄핵심판이 사기라는 것을 아느냐”는 등 선동 발언을 이어갔다. “요즘 국회의원에 장관까지 나와서 무조건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된다고 한다”면서 “지금이 조선시대냐. (헌재 결정에) 복종하라면 복종해야 하는 우리가 노예냐”라고 말해 헌재 결정 불복 의사를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대통령 대리인단의 이런 자세를 두고 ‘법률 보좌진’으로서의 역할에 소홀한 채 탄핵 반대 지지층을 대상으로 여론전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심판정이 아닌 광장에서 벌인 이날 장외 변론은 정치적 선동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한 중견 법조인은 “대통령 대리인단은 의뢰인을 위한 진지한 법리 주장보다 정당 대변인 같은 정치적 주장을 펴고 있다”며 “부적절한 언행으로 심판정을 모욕하고 헌재 심판정을 태극기집회 현장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 측은 3차례 준비기일과 16차례 변론기일에서 국회의 탄핵소추 및 심판 절차와 헌재 재판관 정족수 문제를 제기해왔으나 법조계에서는 타당성이 결여된 주장이라는 지적이 많다. 법무부는 이미 지난해 말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뒤 헌재에 “적법 요건을 갖췄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통령 측은 여전히 최종변론 기일 연기를 주장하며 파상공세를 펴고 있지만 헌재는 이를 일축하고 있다. 이정미 권한대행과 이진성 안창호 서기석 재판관은 최종 변론기일을 하루 앞둔 26일 헌재 청사로 출근해 기록 검토에 매진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헌법재판소 청사 유리문에 대한민국 최상위법인 헌법을 상징하는 ‘법 헌(憲)’자가 새겨져 있다. 홍인기 기자
헌법재판소 청사 유리문에 대한민국 최상위법인 헌법을 상징하는 ‘법 헌(憲)’자가 새겨져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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