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으로 쉽게 조작하는 디스플레이, 셀카봉 없이도 여러 사람을 담는 전면 카메라,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디자인) 없는 뒷면 카메라, 물 속에서도 끄떡 없는 방수 기능.’
이 모든 것을 담은 LG전자 ‘G6’가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베일을 벗었다. 이날 공개 행사에는 글로벌 취재진과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 2,200여명이 운집해 LG전자의 새 전략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행사의 시작은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조성진 부회장이 알렸다. 조 부회장은 무대에 깜짝 등장해 “지난 40년 간 생활가전 사업에 몸 담으면서 LG 가전을 세계 최고 브랜드로 자리매김시켰다”며 “직접 경험한 일등 DNA를 모바일 사업에도 접목시켜 성공 신화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곧 이어 등장한 모바일 사업 수장 조준호 사장은 “사용자의 습관과 환경을 분석해 가장 필요한 기능들을 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무리하게 제품을 차별화하려다 시장의 외면을 받았던 G5의 사례를 교훈 삼아 G6는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손을 자유롭게
G6 디자인의 특징은 세로로 길어진 화면이다. 앞서 예고된 대로 G6는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18대9 화면비를 채택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를 둘러싼 테두리(베젤)을 최소화해 스마트폰 크기는 148.9(가로)x71.9(세로)㎜로 G5(149.4x73.9㎜)보다 작아졌지만 디스플레이는 5.7인치로 5.3인치였던 G5보다 0.4인치나 커졌다. 가로 폭이 줄면서 여성이나 청소년처럼 손이 작은 사용자도 한 손으로 편하게 쥘 수 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미 펜실베니아주립대 교수팀이 손에 쥐었을 때 안정감, 다양한 동작을 할 때 편의성, 오래 사용했을 때 근육의 피로도 등을 검사한 결과 모든 부문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G6의 디스플레이는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 중 화소 밀도도 가장 높다. 또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밝은 부분은 더 밝게 보여주는 HDR 기술을 적용해 몰입감을 끌어 올렸다.
카툭튀 없애고 소음 줄이고
G6는 총 세 개의 카메라 렌즈를 달았다. 뒷면에는 1,300만 화소의 광각(125도)과 일반각(75도)으로 구성된 듀얼 카메라, 앞면에는 500만 화소 광각(100도) 카메라다. 뒷면 듀얼 카메라와 지문을 인식하는 전원 단추는 금속 소재에 배터리를 내장한 몸체와 돌출 없이 매끈하게 이어진다.
‘눈’뿐 아니라 ‘귀’도 진화했다. G6는 ‘쿼드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DAC)’를 탑재했다. DAC은 디지털 신호를 인간이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바꿔주는 장치다. DAC을 네 개 압축한 것이 쿼드 DAC으로, 대부분 스마트폰에 들어가 있는 싱글 DAC과 비교해 잡음이 최대 50% 적다.
구글 AI 비서ㆍLG페이 도입
이 밖에도 G6에는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이 집약됐다. 구글의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것이 눈에 띈다. 1.5m 수심에서 최대 30분 작동할 수 있는 IP68 등급의 방수ㆍ방진도 지원한다. 6월에는 소프트웨어 갱신(업그레이드)을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인 ‘LG페이’도 도입하기로 했다. LG페이는 삼성페이처럼 일반 마그네틱 신용카드 결제기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결제 가능하다.
G6는 지난 한해 휴대폰 사업에서만 1조2,591억원의 적자를 낸 LG전자의 사운이 걸린 제품이다. 특히 올해는 강력한 맞수인 삼성전자 갤럭시S8보다 한달 여 일찍 출격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까지 확보했다. LG전자는 G6의 출시 시기를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다음달 10일쯤 국내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출고가는 89만원 안팎이 유력하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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