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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고등래퍼?

입력
2017.02.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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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고등래퍼'에서는 교복을 입고 액세서리를 착용하거나 염색을 한 ‘용모 불량’ 참가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Mnet 방송화면 캡처
Mnet '고등래퍼'에서는 교복을 입고 액세서리를 착용하거나 염색을 한 ‘용모 불량’ 참가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Mnet 방송화면 캡처

오디션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고등학생은 불량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인가.

Mnet ‘고등래퍼’가 문제적 프로그램으로 떠오르고 있다. 학교 규정에 어긋나는 복장을 하거나 비속어를 활용한 랩 가사를 남발하는 고등학생들이 잇달아 출연해 방송의 적합성 논란이 일고 있다. 매 회 방송마다 출연자들의 부적절한 행실 등이 도마 위에 오르는 데도 제작진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시청률 지상주의에 매몰돼 반교육적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교생 래퍼를 발굴하겠다는 취지로 전파를 탄 ‘고등래퍼’는 지난 10일 첫 방송부터 복장 불량 고교생들이 대거 등장하며 논란을 예고했다. 제작진은 교복으로 출연자 복장을 통일시켰지만, 학생들은 교복을 풀어헤치거나 귀걸이를 착용하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개성’을 드러내려 하고 있다. 한림예고 김선우, 신동신정보산업고 양홍원 등 교복에 화려한 액세서리를 착용한 참가자들이 심사위원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샛노랗게 머리를 탈색한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두발 자유를 허용하는 학교에서조차 단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올 만한 용모다.

학생들은 비속어를 사용한 가사도 태연하게 선보이고 있다. 24일 방영된 3회 방송에 등장한 최서현은 “내가 랩을 한다니 비웃는 XXX”라는 가사로 무대를 꾸몄다. 무음 처리가 됐지만 최서현이 비속어를 내뱉는 모습은 그대로 방영됐고 이를 문제 삼는 출연자도 없었다. 복장과 태도가 불량한 학생들이 멋과 개성을 지닌 출연자로 포장되니 또래 시청자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Mnet '고등래퍼'에서는 머리를 탈색하는 등 교육 당국의 시책과는 다른 용모의 참가자들이 종종 눈에 띈다. Mnet 방송화면 캡처
Mnet '고등래퍼'에서는 머리를 탈색하는 등 교육 당국의 시책과는 다른 용모의 참가자들이 종종 눈에 띈다. Mnet 방송화면 캡처

참가자들의 인성 논란도 문제다. 17일 방영된 2회에서 심사위원의 극찬을 받은 양홍원은 방송 이후 학교폭력의 가해자라는 의혹에 휘말렸다. 제작진은 “양홍원이 반성하고 있다. 노력하고 있는 만큼 따뜻한 시선으로 봐 달라”고 그의 출연을 강행할 뜻을 밝혔다. 첫 방송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건만남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던 참가자 장용준은 하차했으나 제작진이 출연자를 사전 검증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고등래퍼’의 경우 인격이 온전히 형성되기 전인 청소년들이 참가자라 꼼꼼한 검증과 관리가 더 필요하다. 하지만 방송계 안팎에서는 논란을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제작진이 이를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무대의상이라면 고교생이 귀걸이를 하는 게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고등래퍼’ 참가자들은 실제 생활하는 모습으로 출연한다”며 “또래 시청자에게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어린 참가자가 판단하지 못하는 부분은 방송사가 (자체적으로)걸러내야 하는데 방송의 재미를 위한 장치로 (이를) 활용하는 듯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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