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마감땐 200만명 넘길 전망
캠프마다 “우리에 유리하다” 해석
방송 토론 횟수 둘러싸고 잡음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이 등록 11일 만에 100만명에 육박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선거인단 최종 마감까지 200만명 이상이 등록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본선이나 다름없는 예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대선주자간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95만여명이 선거인단 신청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5일 시작해 하루 9만여명꼴로 신청한 셈이다. 이 속도면 늦어도 27일 100만명을 돌파하고 당초 목표로 잡은 200만명을 넘어 250만명 가까운 선거인단을 모집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3일 전을 마감으로 잡은 1차 모집기간까지 일주일 넘게 남았고, 탄핵 이후에도 추가로 선거인단을 모집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 유권자가 4,050만여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유권자의 최소 5% 이상이 민주당 경선에 참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선 승리가 곧 대선 승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선거인단 수가 대폭 늘면서 각 대선주자 캠프도 유불리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모집 전만 해도 선거인단 수가 적을수록 조직 선거에 강점이 있는 문재인 전 대표가 유리하고,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조직에 약한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선거인단 수가 2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결과 예측도 어려워지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과거 각종 경선 결과에 비춰볼 때 선거인단 수가 증가하면 기존 여론 흐름과 결과에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다만 선거인단 수가 대폭 늘어난 게 정확히 어떤 요인인지 파악하기 어려워 섣부르게 결과를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각 캠프에서는 일단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캠프 측은 “선거인단 수가 늘어날수록 민심의 척도인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히면서도 속으로는 쉽게 긴장을 놓지 않은 모습이다. 외연확장에 주력했던 안 지사 측 관계자는 “경선에 역동성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반겼다. 선거인단 수 증가가 막판 뒤집기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안 지사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의미다. 이 시장 측은 당밖의 진보 지지층 참여가 높아진다는 신호로 볼 수 있어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다. 전체적으론 경선 규모가 커질수록 보수 진영의 역선택으로 인한 표심 왜곡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세 캠프 모두 환영하는 분위기다.
경선 결과 예측이 어려워지자 대선주자들이 자신을 최대한 어필할 수 있는 토론회를 둘러싸고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변수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문 전 대표와 달리 반전 기회를 잡아야 하는 안 지사나 이 시장 측이 특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특히 이 시장 측은 탄핵심판 전 1차례로 제한된 방송토론 횟수를 최소 2차례로 늘려야 한다고 연일 촉구하고 있지만, 당에서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이 시장 측은 전날 민주당 인터넷 홈페이지가 동시 접속자 급증으로 한때 마비된 것도 토론 횟수에 항의하는 이 시장 측 지지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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