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총림 통도사가 국보급 ‘연(輦)’을 제작한다.
연은 사찰에서 불보살상, 불명패, 가사 등을 옮길 때 사용하는 가마 형태의 불교의식도구다. 민간에서는 임금만이 오를 수 있었던 연이 전통 방식에 따라 제작된 것은 조선조 고종을 위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25일 통도사(주지 영배 스님) 총무국장 도문 스님(전 조계사 주지)에 따르면 6억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2019년까지 천 년을 이어갈 수 있는 국보급 통도연(通度輦)을 제작하기로 했다.
도문 스님은 “통도사 개산대제 등 각종 행사 때 연이 필요하다”며 “심혈을 기울여 제작해 훗날 국보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통도사에는 몇 개의 연이 있으나 불보종찰 통도사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초라할 뿐아니라 사용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이번에 제작되는 통도연은 지난 2013년 9월 20일 범어사 고불식에 처음 소개된 금어연(金魚輦ㆍ범어사연)보다 더 크고 화려하면서도 정교하게 제작될 예정이다. 특히 금어연 제작에 참여했던 전문가 22명보다 3명 가량 더 많은 25명이 참여, 33개 분야에 걸쳐 세밀하면서도 격조 높게 제작할 예정이다. 통도사 측은 모형을 사전에 제작하는 등 철저한 고증을 거칠 방침이다.
통도사 측은 규모가 크고 제작에 참여하는 전문가 집단과 제작환경이 환경이 크게 바뀌어 제작예산이 범어연의 2배인 6억원정도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연에 들어가는 각종 재료가 천연산이어서 구하기 쉽지 않고 일일이 직접 만들어야 하는데다 중요 재료인 금 시세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편 시화에 능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도문스님은 통도사의 대표적 재승(才僧)으로 365일 새벽예불을 거르지 않고 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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