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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온라인 “2차대전 욱일기 35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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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온라인 “2차대전 욱일기 358만원”

입력
2017.02.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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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자위대를 사열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육상자위대를 사열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일본에서 과거 군국주의 망령이 향수를 일으키면서 욱일기나 일본군 총칼 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인터넷 거래가 횡행하자 일본군 유족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미국 온라인쇼핑몰 이베이가 이를 수용해 물품판매를 금지하는 등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일본 최대 규모의 옥션 사이트 ‘야후 오쿠’에선 욱일기나 일본군 군복, 총과 칼 등 제국주의 시대 군관련 물건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24일 야후 오쿠에서 ‘구일본군’(舊日本軍)으로 판매물품을 검색하면 1,000여건 가까이 상품 리스트가 올라올 정도다. 옛 미군이 전리품으로 회수한 것들과 개인 소장품들이 인터넷 경매로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이중에는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글을 남긴 욱일기, 일본군이 사용하던 가방과 일상 물품 등이 포함돼 있다. 욱일기는 빨간색 동그라미 주위에 퍼져나가는 붉은 햇살을 그린 깃발로,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군의 군기이자 현재 자위대의 깃발이기도 하다. 독일로 치면 나치의 전범기인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가라는 뜻)와 같은 존재여서 침략을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비판할 때 등장하는 대상이다. 거래되는 물품을 보면 일본군이 사용하던 단도가 7만5,000엔(약75만5,000원)에 판매중이고 욱일기는 35만6,000엔(악 358만3,000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제국주의 시대 상징물들이 인터넷에서 인기를 끄는 풍조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등장 이후 두드러진 현상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우경화 정체성이 강한 아베 정권의 행보가 우익여론을 키워왔고, 일반인들에까지 군국주의 미화풍토가 일상화 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야후 오쿠 관계자는 “일본군 유품의 판매를 금지하면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는 물건들이 폐기될지도 모른다”며 “일률적인 거래금지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히고있다.

반면 일본내에서도 ‘전쟁유품을 기념품으로 판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다. 24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이베이는 관련물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일본군 유품을 판매하겠다는 글이 올라오면 삭제하겠다는 방침을 정해 시행중이다.

이베이의 이같은 방침은 과거 일본군 유족들과 교류하고 있는 미국 민간단체 ‘OBON 소사이어티’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유족의 기분을 고려해서 거래를 중단해달라”는 이 단체의 요구를 이베이측이 받아들였다. 단체측은 “온라인에 유통되는 것들은 유족들에겐 다름아닌 유품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문제는 지난해 일본 국회에서도 “유족의 심정을 해친다”며 논란이 됐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일본 최대 규모의 옥션 사이트인 '야후오쿠'에서 욱일기나 일본군의 칼과 군복 등 제국주의 시대 물건의 거래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최대 규모의 옥션 사이트인 '야후오쿠'에서 욱일기나 일본군의 칼과 군복 등 제국주의 시대 물건의 거래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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