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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 처단... 혁명…” 탄핵 찬반 발언 위험수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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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 처단... 혁명…” 탄핵 찬반 발언 위험수위 넘었다

입력
2017.02.2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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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등 특정 개인 표적

테러 선동 극단적 표현 난무

“000 죽여버릴랍니다…”

온라인 게시글에 경찰 수사 착수

주말ㆍ삼일절 대형집회 예정

경찰, 물리적 충돌 우려에 긴장

24일 박영수 특별검사 집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박 특검의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을 불태우고 있다. 이상무 기자
24일 박영수 특별검사 집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박 특검의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을 불태우고 있다. 이상무 기자

“박영수는 역적이다. 박영수의 모가지(목)를 비틀자.”

24일 오후 서울 반포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아파트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 300명(주최측 추산)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며 연 집회에서 나온 구호들이다. 이날 박 특검의 대형사진을 불태우기도 한 자유청년연합 대표 장기정씨는 “지금은 공무원 신분이라 경찰이 (경호 요청을) 받아 주지만 특검이 끝나면 민간인”이라며 “우리 태극기 부대는 항상 있다. 모가지를 언제 딸지 모른다”며 위협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박 특검 등) 이 XX들은 몽둥이 맛을 봐야 한다”고도 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내내 “박영수를 처단하자““박영수 마누라는 나와라”는 등의 거친 구호를 끊임없이 외쳤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임박해지면서 일부 탄핵 반대 세력의 집회와 시위 양상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헌법재판관 등 특정 개인을 표적으로 한 테러 선동 등 극단적 표현과 행동들을 무분별하게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탄핵정국 초반엔 탄핵 찬성 측을 비하하거나 공격하는 정도에 머물렀지만 탄핵심판과 특검 수사 종료가 다가오면서 ‘내란’ ‘전쟁’ ‘혁명’ 등 위협과 선동을 담은 말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이정미(재판관)를 죽여버릴랍니다”라는 섬뜩한 글이 올라왔다. ‘구국의결단22’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박근혜를사랑하는사람들’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은 ‘이정미 재판관 3월 13일 출근 못하게 하면 해결’이라는 게시판 글에 “결론은 이정미가 판결 전에 사라져야 한다”며 이런 댓글을 달았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보수단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우리는 피 흘릴 각오를 하고 있다” “법으로 안 되면 애국 열사가 되겠다” “(인용되면) 전시 상황이 될 것” “탄핵은 역모라 군법으로 응징해야 한다” 등의 과격한 글이 넘쳐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극우 단체 회원들 중심으로 ‘청년암살 살수단 지원자 모집’이나 ‘할복단 모집’ 같은 살벌한 제목의 메시지가 돌기도 했다.

탄핵 찬성 측은 상대적으로 과격성이 덜하지만 탄핵기각 시 불복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기각이 되면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올 것”이나 “기각이 되면 혁명이 일어날 것” 등 마음에 들지 않는 탄핵 심판 결과에 대해서는 승복하지 않겠다는 주장이 서서히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투를 앞둔 듯한 탄핵 찬반세력의 과열 분위기 속에 대선주자를 비롯한 여야 정치권의 무분별한 집회 참여와 선동 발언이 기름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탄핵 일정이 막바지가 되면서 정치적 의사표현 단계를 넘어 점차 과격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실제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충돌이 발생하면 우리 사회에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것이기에 경찰 등 공권력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찰은 25일과 3월 1일에 예정된 대규모 집회에서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 다 국회의원들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 온라인 게시판에 한 회원이 올린 댓글. 박사모 홈페이지 캡처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 온라인 게시판에 한 회원이 올린 댓글. 박사모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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