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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치는 트럼프, 수습하는 각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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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치는 트럼프, 수습하는 각료들

입력
2017.02.2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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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오른쪽) 미 국무장관과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이 23일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 및 미ㆍ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 연합
렉스 틸러슨(오른쪽) 미 국무장관과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이 23일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 및 미ㆍ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 연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ㆍ안보분야 측근들이 말실수 잦은 ‘주군’을 모신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막말을 해대면 부통령과 각료들이 동분서주하면서 상처받은 국가를 달래고, 대통령도 이를 '묵인'하는 ‘투 트랙’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멕시코를 방문 중인 존 켈리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은 없을 것이며, 단속과정에 군 병력을 투입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민과 관련된 미국의 모든 정책은 합법적이며 인권존중의 기반 위에서 집행될 것”이라며 “멕시코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 아래 조치들이 실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틀 전 ▦불법체류자 단속인원 1만명 증원 ▦검거된 외국인의 신속한 국외 추방을 강조했던 켈리 장관의 유화적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실수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 장관이 멕시코 당국자와 협상을 벌이는 동안 백악관에서 “(불법체류자 단속은) 미국에서 정말 나쁜 놈들을 쫓아내기 위한 군사작전”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전에 아무도 본적이 없는 속도로 이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후보 시절의 ‘1,100만명 불법체류자 전원 추방’ 공약과 맞물려, 비인도적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신속한 대량 추방을 위해 군대까지 동원하겠다는 뜻으로 비쳐졌다.

켈리 장관과 함께 멕시코를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멕시코 고위관리들과 양국 간 현안을 둘러싼 의견 차이를 논의했다”며 “두 나라는 논쟁 사안과 관련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자추방, 국경장벽 건설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으로 분노한 멕시코 민심을 달래기 위해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이 사고치고, 각료들이 수습하는 행태는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시대에 뒤진 기구’로 비난하고 방위공약 재고를 주장했을 때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유럽을 방문해 “미국은 나토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무마해야 했다.

중동과 동아시아에서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활약했다. 매티스 장관은 최근 이라크를 방문, “미군은 석유 때문에 주둔하는 게 아니다”라고 이라크 민심을 달랬다. 또 이달 초에는 한국과 일본을 찾아, 미국의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일부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트럼프 정권 내부의 고도로 계산된 역할분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방을 압박하는 악역을 맡고 참모들이 이를 달래고 무마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국익을 최대화하는 양보를 얻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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