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GS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계속 맡는다.
전경련은 24일 전경련 회장단과 재계 원로들이 허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제56회 정기총회를 열고 이같은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 6년간 세 차례 연임한 허창수 회장은 이달 말 물러나겠다고 약속했지만 어려움에 빠진 전경련의 상황을 고려해 연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이 이승철 부회장의 뒤를 이어 상근부회장을 맡는다.
허 회장은 미리 배포한 이날 취임사에서 “전경련이 여러 가지로 회원 여러분과 국민들에게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환골탈태해 완전히 새로운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허 회장은 정경유착 근절, 전경련의 투명성 강화, 싱크탱크 기능 강화 등 3대 혁신방향을 제시했다.
허 회장은 “앞으로 외부의 부당한 압력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정경유착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며 “투명성 강화를 위해 사업과 회계 등 전경련의 모든 활동을 보다 상세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싱크탱크 기능을 강화해 우리 경제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허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 내부인사 3인, 외부인사 3인으로 구성된 혁신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허 회장과 권 부회장은 우선 와해 위기에 빠진 전경련을 전면 쇄신하는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전경련은 대기업이 미르ㆍK스포츠재단 등에 수백억원을 후원하도록 모금을 주도한 것으로 밝혀져 해체 여론에 직면한 상태다.
당장 감소한 예산을 메우는 게 과제다. 전체 연간 회비 가운데 80% 가까이 부담하던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함에 따라 기존 조직과 사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전경련은 지난 17일 이사회에서 올해 사업 예산을 지난해보다 40% 줄이기로 했다.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 지원 등으로 논란이 됐던 사회협력 예산도 아예 폐지하기로 한 바 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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