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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기도 아랑곳 않은 대통령의 미용시술

입력
2017.02.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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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 수색이 한창이던 2014년 5월 박 대통령 얼굴엔 미용시술의 흔적으로 보이는 피멍 자국이 선명했다. 기사보기☞ 세월호 수색 한창때 朴은 미용시술 흔적(본보 2016년 12월 14일자)

지난해 12월 본보의 단독 보도가 나가자 청와대 의무실 관계자는 물론 비선의료진 모두 시술 의혹을 부인했다. ‘시술의 흔적은 뚜렷한데 시술한 사람은 없는’ 기이한 상황은 최근까지 계속됐다. 얼마 전 특검이 김영재 원장과 정기양 연세대 교수로부터 대통령 안면 시술 사실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전모가 밝혀지진 않고 있다.

본보는 박 대통령 취임 4주년(25일)을 맞아 재임기간 청와대사진기자단이 촬영한 사진과 청와대가 제공한 사진 4만여 장을 재분석했다. 그 결과 대통령 얼굴에서 미세한 상처와 멍 자국 등이 새롭게 나타난 경우만 30차례가 넘었다. 복수의 피부과 및 성형외과 의사들은 이 상처를 ‘필러(Filler) 주사’ 나 ‘실 리프팅’ 등 여러 종류의 미용시술 흔적으로 추정했다.

미용시술은 누구나 받을 수 있으며 대통령이라고 예외일 순 없다. 더욱이 과거 안면 테러를 당한 적 있는 박 대통령의 경우 후유증 때문에 시술이 절실했을 수 있고,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시술 사실을 일일이 공개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의료법과 청와대 보안시스템이 무시되고 국가안보의 중요한 부분인 대통령의 건강이 얼굴 없는 비선 앞에 무방비로 놓여졌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더구나 주름을 펴고 얼굴의 비대칭을 해소하는 미용시술이 세월호 참사뿐 아니라 철도 파업과 메르스, 북한 도발 등 국가적 위기상황에도 아랑곳 없이 행해졌다면 ‘여성으로서 사적인 영역’에 대한 이해는커녕 국정운영 의지마저 의심받기 충분하다. 지난 4년간 국가의 중대 상황마다 박 대통령 얼굴 사진에서 관찰된 비정상적인 상처들을 조목조목 분석, 정리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기 전인 2013년 7월 27일 청와대에서 유엔 참전국 대표를 만나는 사진(왼쪽)과 휴가 직후인 8월 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사진에서 오른쪽 하안검 상태가 달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기 전인 2013년 7월 27일 청와대에서 유엔 참전국 대표를 만나는 사진(왼쪽)과 휴가 직후인 8월 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사진에서 오른쪽 하안검 상태가 달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취임 1년 차(2013년)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여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여야 대치 등 혼란 속에서 첫 휴가를 맞았다. 정국구상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진 저도 휴가 직후 박 대통령의 외모는 어딘가 달라져 있었다. 휴가 직전인 7월 27일과 휴가 직후인 8월 6일 청와대사진기자단이 촬영한 사진을 비교해 보면 도톰하던 오른쪽 눈 밑(하안검) 부위가 매끈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의사들은 이를 지방 제거 시술의 효과로 추정했다. 피부과 전문의에 따르면 아래 눈꺼풀의 안쪽 결막을 통해 지방을 제거할 경우 흉터는 보이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휴가 직후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을 임명했다.

[2013년 11월 14일] 박근혜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국립외교원 50주년 국제학술회의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3년 11월 14일] 박근혜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국립외교원 50주년 국제학술회의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3년 12월 23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수석 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3년 12월 23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수석 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4년 1월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구상 발표 및 기자 회견'을 하는 박근혜 대통령.
[2014년 1월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구상 발표 및 기자 회견'을 하는 박근혜 대통령.

그 해 11월 14일 국립외교원 행사에 참석한 박 대통령의 얼굴에서 미세한 상처가 발견됐다. 양쪽 입가 팔자주름 끝 부분에 각각 한 개씩 나 있던 상처는 12월 23일 수석비서관회의 중 촬영된 사진에선 팔자주름과 슬픈주름 선상에 각각 두 개씩 추가돼 총 6개로 늘어 있다. 의사들은 대칭으로 나 있는 상처의 위치와 모양으로 볼 때 주름 등 패인 곳을 메우는 필러(Filler) 주사의 흔적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추정이 사실이라면 12월 4일 시작된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교통 및 물류 대란이 벌어진 때 대통령은 한가하게 미용시술을 받은 셈이다. 이 때 생긴 상처는 해를 넘겨 신년 기자회견 사진에서도 선명하게 나타났다.

#취임 2년 차(2014년)

일부에서 제기된 세월호 7시간 동안 대통령이 미용시술을 받았을 의혹은 사진 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참사 당일 청와대가 제공한 사진의 해상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미세한 크기의 상처를 구별하는 것도, 참사 전 사진과 비교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약 한 달 후, 실종자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던 2014년 5월 13일 박 대통령은 필러 주사의 후유증으로 의심되는 피멍이 든 얼굴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2014년 5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제21회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마친 후 자리로 돌아서고 있다.
[2014년 5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제21회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마친 후 자리로 돌아서고 있다.
[2014년 6월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4년 6월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4년 11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경기도 안성 팜랜드에서 열린 농업 미래성장산업 대토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4년 11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경기도 안성 팜랜드에서 열린 농업 미래성장산업 대토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총리 후보자들이 잇따라 낙마하는 등 인사참사가 빚어지는 와중에도 대통령 얼굴엔 새로운 상처가 생겨났다. 6월 2일 수석비서관회의 사진에서 양쪽 팔자주름 끝 부분에 바늘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이 뚜렷하다. 2013년 말 의사들이 필러 주사자국으로 추정한 상처와 모양 및 위치가 비슷하다. 필러의 경우 주사 후 6개월에서 1년 정도면 인체에 흡수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슷한 부위에 재시술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11월 19일 왼쪽 광대 전면 부위에 옅은 멍이 보이는 등 꾸준히 나타나던 미용시술 의심 흔적은 정윤회 문건 파동이 불거진 24일 이후 잠시 자취를 감췄다.

#취임 3년 차(2015년)

비선실세 의혹을 의식한 탓인지 한동안 새로운 상처가 보이지 않던 대통령 얼굴에서 당혹스런 흔적이 발견된 것은 정윤회 문건 보도 후 6개월 만이었다. 5월 8일 촬영된 사진을 보면 오른쪽 슬픈주름과 턱 선이 만나는 부위에 하얀 이물질이 피부를 뚫고 나와 있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실 리프팅’ 시술에 쓰이는 실이 녹으면서 콜라겐이 형성되고 지방은 감소되는 효과가 있어 짧은 실을 삽입하기도 한다”며 “돌기가 없는 민짜 형태의 녹는 실을 삽입할 경우 피부 밖으로 돌출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시기 지역에 따라 제한급수가 실시되는 등 전국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었다.

[2015년 5월 8일] 박근혜대통령이 민간 창업보육 현장인 서울 역삼동 '마루 180' 을 방문해 입주기업인과 대화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2015년 5월 8일] 박근혜대통령이 민간 창업보육 현장인 서울 역삼동 '마루 180' 을 방문해 입주기업인과 대화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2015년 6월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경기 수원시 장안구보건소에 설치된 경기도 메르스 종합관리대책본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5년 6월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경기 수원시 장안구보건소에 설치된 경기도 메르스 종합관리대책본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가 창궐하는 동안에도 대통령의 얼굴은 멍 자국으로 얼룩졌다. 초기 대응 실패로 무능한 정부에 대한 불안감이 전국을 휩쓸던 6월 12일 경기도 메르스 종합관리대책본부를 찾은 박 대통령의 얼굴과 목에 멍 자국이 선명하다. 얼굴 왼쪽 슬픈주름과 목 주름 선상에 난 멍에 대해 의사들은 필러 시술 흔적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목 주름을 펴는 데도 필러 시술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지뢰도발에 따른 안보위기 상황에서도 대통령 얼굴에서 상처가 발견됐다. 20여 일 동안 이어진 일촉즉발의 대치국면 끝에 남북이 극적 합의에 이르기 직전인 8월 24일 박 대통령의 팔자주름과 슬픈주름 선상에서 또다시 선명한 바늘 자국이 다수 관찰됐다.

[2015년 8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15년 8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15년 11월 1일] 박근혜대통령이 아베 일본총리, 리커창 중국총리와 함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ㆍ일ㆍ중 비지니스 서밋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년 11월 1일] 박근혜대통령이 아베 일본총리, 리커창 중국총리와 함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ㆍ일ㆍ중 비지니스 서밋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년 11월 1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한ㆍ일ㆍ중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5년 11월 1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한ㆍ일ㆍ중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11월 1일 한ㆍ일ㆍ중 정상회담 사진 속에서 오른쪽 측면 광대 아래 부위가 눈에 띄게 패여 있는 대통령의 모습은 아찔할 정도다. 의사들은 피부 패임과 귀 쪽으로 당겨진 듯한 주름의 모양이 ‘실 리프팅’시술에 의한 것 아닌지 의심했다. 같은 시기 왼쪽 슬픈주름 선상엔 옅은 멍 자국이 나 있었다. 한일 위안부 합의가 발표된 12월 28일에도 박 대통령의 입가엔 멍이 들었다. 주름을 펴고 볼 쳐짐을 막기 위한 필러 시술의 흔적으로 추정된다.

#취임 4년 차(2016년)

새해 첫날 박 대통령의 얼굴에선 자잘한 멍 자국이 다수 보였다. 4차 핵실험(1월 6일)을 시작으로 장거리 로켓 ‘광명성4호’를 발사(2월 7일)하는 등 북한이 굵직한 도발을 이어가던 2월 4일 박 대통령 얼굴의 슬픈주름 선 상에 새로운 형태의 바늘 자국이 나타났다.

개성공단을 폐쇄한 지 12일 만인 2월 22일 박 대통령 얼굴의 오른쪽 측면 광대 선 부위에 멍 자국이 나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계속됐고, 4월 12일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대통령의 왼쪽 슬픈주름 선상에 또다시 멍이 보였다.

[2016년 1월 1일] 박근혜 대통령이 현충원 참배를 마친 후 황교안 국무총리, 장ㆍ차관 및 청와대수석비서관들과 가진 신년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6년 1월 1일] 박근혜 대통령이 현충원 참배를 마친 후 황교안 국무총리, 장ㆍ차관 및 청와대수석비서관들과 가진 신년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6년 2월 4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사립대학 총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6년 2월 4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사립대학 총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6년 2월 22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6년 2월 22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6년 4월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16년 4월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자문을 의뢰 받은 한 피부과 전문의는 “사진에 나타난 상처로 정확한 시술 종류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자주 시술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박서강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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