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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신랑 신부…지난해 혼인 건수 42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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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신랑 신부…지난해 혼인 건수 42년 만에 최저

입력
2017.02.2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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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혼인 건수가 30만건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통계청의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혼인 건수는 2만8,4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00건(14.7%)이나 줄었다. 지난해 혼인 건수도 총 28만1,700건으로, 1974년(25만9,600건) 이후 42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연간 혼인 건수는 80년대에는 줄곧 40만건을 넘었다. 그러나 최근 10년 간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해는 2015년(30만2,800건)에 비해 7.0%나 줄었다.

결혼하는 청춘남녀가 드물어진 것은 결혼 적령기 인구 자체가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800만명에 육박하던 25~34세 인구는 지난해 673만5,200명으로 감소했다.

취업 실패와 집값 상승 등 경제적 여건 악화도 결혼이 줄어든 배경이다. 결혼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란 이야기다. 지난해 통계청이 추산한 25~29세 실업률은 9.2%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신혼집을 장만하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년 전에 비해 11% 올라 5억6,200만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집값이 비싼 서울의 지난해 혼인 건수는 전년보다 10.3%나 급감했다. 17개 시ㆍ도 중 가장 큰 감소율이다.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출산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 관계자는 “혼인 건수는 통상 1,2년 뒤 출생아 수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런 추세라면 연간 출생아 수는 40만선(지난해 40만6,300명)도 붕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혼을 해 분가해야 할 20ㆍ30대가 부모 집에 눌러 앉으면서 인구 이동도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의 1월 국내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주거지를 옮긴 사람은 57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1만8,000명) 감소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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